‘빅위크’ 앞둔 달러 매수…환율, 장중 1380원 중반대 상승 지속[외환분석]
FOMC 금리인하·BOJ 금리인상 신호 기대감
역외 달러 매수 지속에 달러화 강세·亞통화 약세
외국인 투자자 국내 증시서 4400억원대 순매도
“시장 피봇 기대 과도…이번주 1380원 레인지 연장”
[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원·달러 환율이 장중 1380원 중반대에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일본과 미국, 영국의 통화정책회의가 잇달아 열리는 ‘빅위크(big week)’를 맞아 환율은 뚜렷한 방향성을 나타내고 있지 않지만, 역외 달러 매수세가 우위를 보이면서 환율이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
사진=AFP
달러 매수·외국인 순매도 전환
30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이날 환율은 오전 11시 47분 기준 전 거래일 종가(1381.9원, 오후 3시 30분 기준)보다 1.9원 오른 1385.6원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날 환율은 역외 환율을 반영해 전 거래일 종가보다 0.1원 오른 1382.0원에 개장했다. 새벽 2시 마감가(1383.7원)보다 1.7원 하락 출발했다. 이후 환율은 우상향 흐름을 보이며 상승 폭을 확대했다. 오전 10시 50분께는 1386.2원까지 올랐다.
오는 31일 일본을 시작으로 미국, 영국에서 통화정책회의가 열린다. 이에 시장에서는 관망세가 커지며 환율 쏠림을 경계하고 있다.
이번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선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시장은 FOMC 회의에서 9월 금리 인하에 관한 힌트가 어느 정도로 나올지 지켜보고 있다. 하지만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FOMC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9월 인하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고 시사하지 않는다면 달러화 강세, 환율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역외에서 달러 매수세가 지속적으로 나오면서 달러화는 강세다. 달러인덱스는 29일(현지시간) 저녁 10시 47분기준 104.62를 기록하고 있다. 아시아 통화는 소폭 약세다. 달러·엔 환율은 154엔대, 달러·위안 환율은 7.27위안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다음날 있을 BOJ 회의에서 금리는 동결하겠지만, 시장에선 당장 금리를 인상하지 않더라도 양적긴축에 나서며 통화정책을 단계적으로 정상화해 나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내 반도체 주들이 약세를 나타내며 증시는 1% 이상 하락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는 국내 증시에서 순매도하며 환율 상승을 지지하고 있다.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2700억원대, 코스닥 시장에서 1700억원대를 팔고 있다. 전날 순매수에서 하루 만에 매도세로 전환된 것이다.
문정희 KB국민은행 연구원은 “통상적으로 월말에는 네고(달러 매도)가 강한데 이미 네고가 많이 소진되면서 역외에서 달러 매수가 계속 있다”며 “미국 증시처럼 국내도 하이닉스 등 반도체 주가 약세를 나타내면서 위험회피 심리가 있는 듯 하다”고 설명했다.
과도한 시장 기대…이번주도 1380원 레인지
미국, 일본 등에서 통화정책 전환에 대한 강한 신호가 나올 것이란 시장 기대와 달리 전문가들은 다소 비관적이다. 이에 이번주도 환율은 1380원 레인지를 벗어나기 힘들 것이란 전망이다.
문 연구원은 “이번주는 이벤트가 많은 만큼 이벤트 전과 후에 등락하는 흐름이 반복될 것 같다”며 “시장에선 연준의 금리 인하 시그널에 대한 기대가 크지만, 사실 시장 기대만큼 강한 신호를 기대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BOJ 회의에 앞서 이미 달러·엔 환율이 많이 내려왔고 오히려 이번 회의가 끝나면 엔화는 반등(약세) 되돌림을 보일 수 있다”며 “따라서 이번주 환율은 쉽게 하락하지도, 오르지도 못할 듯 하다”고 내다봤다.
이어 “다만 금요일에 미국 고용지표가 둔화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여, 다음주에는 환율이 하락할 여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정윤(jyoon@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