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매수 MBK 커넥트웨이브 투자금 ‘1조’ 눈앞
투자금 회수보다 밸류업 과제로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가 포트폴리오 기업 커넥트웨이브의 투자금액 1조원 달성을 앞두고 있다. 상장폐지를 위해 공개매수를 진행한 이후 잔여 지분을 꾸준히 사들이고 있다. 투자 기간이 2년을 넘어선 만큼 당장 엑시트(투자금 회수)보다는 경영 실적 회복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MBK는 오는 30일 커넥트웨이브 주주총회를 앞두고 잔여 지분 매수에 속도를 내고 있다. 16일 주식 소유 비율은 81.7%로 상향됐다고 전날 공시했다. 지난달 두 차례에 걸쳐 공개매수를 진행한 직후 지분율 79.3%과 비교해 소폭 높아졌다. 한 달 사이 지분 매입에 투입한 자금은 약 174억원이다.
이번 주총에서 커넥트웨이브의 포괄적 주식교환 안건이 다뤄진다. MBK가 설립한 ‘한국이커머스홀딩스’의 완전자회사로 만들기 위해 소액 주주에게 현금을 지급해 잔여 지분을 확보할 계획이다. 상법상 의결권 3분의 2 이상을 소유하면 주식 포괄적 교환에 따른 소액 주주 축출이 가능한 만큼 MBK는 해당 요건에 일찌감치 충족해 있다.
주식 교환이 마무리되면 MBK의 커넥트웨이브 투자금은 인수금융을 포함해 1조원을 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까지 투자한 총액은 9739억원 정도다. 합병 전 코리아센터 경영권 지분 인수에 투자한 금액 6678억원, 공개매수 자금 2887억원 등을 합산한 수치다. 주식 감자를 감안하면 추후 주식 교환 과정에서 약 850억원가량의 추가 비용이 예상된다.
커넥트웨이브의 전신은 다나와로 2022년 코리아센터와 합병한 이커머스 플랫폼이다. MBK는 코리아센터를 활용해 다나와를 인수하면서 커넥트웨이브로 탈바꿈했다. 다나와의 핵심 역량인 가격 비교 서비스(데이터 이커머스)와 코리아센터의 해외 직구 플랫폼 등을 합쳐 종합 이커머스를 완성했다. 커넥트웨이브만의 플랫폼에서 거래가 이뤄지는 것은 물론 사업자를 상대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의 플랫폼’ 역량을 갖추고 있다.
커넥트웨이브의 매출 역시 데이터, 크로스보더 등 전체 커머스 사업부에서 고르게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커머스 성장세가 둔화되고 가전 등 주요 제품의 수요 감소, 광고 매출 저하로 인해 커넥트웨이브 경영 실적은 약화되는 추세다.
올 3월 말 연결기준 매출액은 109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가량 감소했다. 같은 기간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는 13% 감소한 139억원을 기록 중이다. 수익성이 일정하지 않은 탓에 MBK에 인수된 이후 배당을 실시한 이력은 없다.
시장에서는 MBK의 엑시트 전략에도 주목하고 있다. 이커머스 업황이 침체된 상황에서 업계 선두로 자리매김한 쿠팡 역시 시총은 고점 대비 50% 이상 감소했다. 네이버 주가도 10여년 전 수준까지 회귀한 상태다. 심아란 기자
심아란 ar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