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반도체는 거품주” 저격에도 주가 껑충…에코프로는 ‘주르륵’
20일 증권가에 따르면 반도체 장비업체 한미반도체는 이달 들어서만 26.92% 상승했다. 한미반도체는 이날 7만4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미반도체는 인공지능(AI) 반도체에 사용되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부품인 TC본더 등을 SK하이닉스에 납품하고 있다. 한미반도체 주가는 지난해 초 생성형 AI ‘챗GPT’ 열풍을 타고 수혜를 받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우상향 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지난해 실적 부진에도 한미반도체가 상반기에만 주가가 4배 뛰자 거품이 끼어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박 작가는 지난해 7월 한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한미반도체 재무자료를 공개하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지속적으로 감소해 반토막이 났는데 주가가 올랐으니 이것이야말로 거품주”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한미반도체는 이후에도 상승 흐름을 타며 지난해 5배 이상(436.52%) 급등했다. 해당 영상이 최초 공개된 당시 4만7200원이던 주가는 이날까지 57.83% 오른 상황이다.
특히 이달 들어서만 주가가 20% 이상 상승해 7만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달 하락세를 타며 5만원대에 머물러 있던 주가는 지난 8일 상한가를 찍은 뒤 다음 거래일에 8만4000원까지 치솟아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한미반도체의 최근 한달간 주가 추이. [사진 = 구글 파이낸스]
한미반도체는 지난 2일 SK하이닉스에 860억원 규모의 ‘듀얼 TC본더 그리핀’ 장비를 공급한다고 공시했다. 현재까지 누적 수주 금액은 1872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2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 결정 소식이 주가 급등세를 이끌었다.
실적도 지난해 4분기부터 반등하고 있다. 한미반도체는 지난달 18일 공시를 통해 연결 기준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184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6.6% 증가했다고 밝혔다. 다만 지난해 잠정 영업이익은 345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69.1% 감소했다.
한미반도체의 강세는 에코프로의 약세와 대비되고 있다. 개인투자자 매수세에 힘입어 지난해 7월 황제주 반열에 올랐던 에코프로는 고점(153만9000원)을 찍고 이날 60만원에 장을 마쳐 61% 하락했다. 지난해 말부터 전기차 시장 둔화로 인한 이차전지 업계의 실적부진 우려가 현실로 다가오며 주가는 내리막길을 걸었다.
증권가에서는 한미반도체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SK하이닉스와 TSMC가 AI 동맹을 맺으며 한미반도체가 수혜를 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현대차증권은 한미반도체가 올해 매출액과 영업이익 각각 4500억원, 1600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낼 것으로 추정했다.
곽민정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한미반도체 TC본더장비(TCB)의 압도적인 기술적 우위를 기반으로 국내외 HBM 신규 고객사 확대 가능성이 크다”며 “최근 SK하이닉스가 HP와 DELL로부터 HBM 단가 인상을 통한 수주를 받고 있고, MS와 오픈 AI 등 클라우드 서비스 공급업체들의 추가 설비투자 및 자체 칩개발 수요로 인해 수주 모멘텀과 실적 개선세는 매우 가팔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아영 매경닷컴 기자(cay@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