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옆집 윗집 다 바꿨다는데 우리는?”…1.7조원 몰린 ‘환승대출’
23일 매일경제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을 대상으로 지난 9일부터 22일까지 각 은행의 주담대 대환대출 서비스 실적을 집계한 결과 총 1만176건이 접수됐다. 금액으로는 1조7541억원에 달한다.
다만 대출 신청부터 심사, 승인까지 시간이 걸리는 만큼, 실제 대출 갈아타기가 실행된 건수는 2.8%인 286건, 금액으로도 3%에 못미치는 518억3000만원에 그쳤다. 금융권과 당국은 이번주를 시작으로 다음주부터 본격적인 대출 이동이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본다.
‘열풍’에 가까운 주담대 갈아타기의 배경은 낮아진 금리다. 5대 은행의 ‘갈아타기 금리(혼합형 기준)’는 최저 연 3.67%(NH농협)에서 연 3.75%(KB국민)까지 분포돼 낮은 편이었다. 22일까지 승인이 난 대환대출 거래를 통해 A은행에서는 평균 1.59%포인트, B은행에서는 1.40%포인트 정도 금리가 낮아진 것으로 확인됐다.
‘갈아타기 대출’ 금리는 기존 주담대 금리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매일경제가 5대 은행의 작년 12월 말과 지난 22일의 신규 코픽스 6개월 변동금리 주담대 금리를 비교해본 결과 최대 0.66%포인트까지 금리가 내려갔다. 금융채 금리가 내려갔고, 지난달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넉달만에 하락한 영향도 있지만, 심화된 대출 갈아타기 경쟁도 작용했다는 것이 금융권 관측이다.
박인혜 기자(inhyeplove@mk.co.kr), 양세호 기자(yang.seiho@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