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환대출 금리 1%p 내렸다… '원가보다 싼' 가산금리 등장에 갸우뚱
대환대출에 마이너스 가산금리를 제공하는 은행도 등장했다. 신규 고객 유입을 위해 역마진 대환 경쟁을 펼치는 은행을 두고 기존 대출자의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주담대 혼합형(5년 고정) 금리는 전날 3.38~5.42%로 집계됐다. 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는 4.01~6.23% 수준이다.
주담대 갈아타기 금리는 혼합형 기준 3.6%대다. 기존 주담대 보다 대출금리는 1% 포인트 낮은 셈이다. 대환대출 금리가 내려간 이유는 은행의 '영업비밀'로 불리는 가산금리를 대폭 낮췄기 때문이다.
지난 15일 KB국민은행의 대환용 아파트 주담대 상품인 'KB스타 아파트담보대출'의 혼합형 상품 금리는 연 3.63%다. 국민은행은 -0.17%포인트의 가산금리를 적용했다. 카카오뱅크는 대출금리를 산정할 때 마이너스 0.361~마이너스 0.032%포인트의 가산금리를 적용했다.
통상 은행권은 업무원가, 리스크 관리 비용, 목표이익률 등을 포함해 가산금리를 정한다. 준거금리는 기준금리와 코픽스 등으로 정해지기 때문에 은행이 이자 수익으로 얻을 수 있는 대출 이익은 가산금리로 결정된다.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낮췄다는 것은 곧 마진은 포기하고 시장 선점에 나섰다는 얘기다.
다른 은행도 상황은 비슷하다. 은행별로 '대환용 주담대' 혼합형 금리는 ▲신한은행 3.69% ▲하나은행 3.666% ▲우리은행 3.83% ▲NH농협은행 3.77%다. 하나은행은 주력 상품인 하나원큐아파트론의 최저금리(3.676%)보다 금리가 낮다.
기존 대출금리와 비교하면 차이는 더 크게 벌어진다. 은행연합회에 공시된 시중은행 주담대 평균금리는 지난해 11월 신규취급 기준 모두 4% 중반대를 넘었다.
▲하나은행 4.51% ▲우리은행 4.55% ▲국민은행 4.58% ▲신한은행 4.59% ▲농협은행 4.79% 수준이다. 이들 은행이 그동안 취급한 잔액기준은 ▲우리은행 4.20% ▲신한·하나은행 4.37% ▲국민은행 4.52% ▲농협은행 4.54% 순이다.
대출자 사이에선 기존 대출자의 금리도 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진다. 일각에선 은행들이 주담대 갈아타기 고객 유치를 위해 역마진을 감수하면서 출혈 경쟁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은행권 관계자는 "기존 대출자들은 그동안 은행이 대출금리를 1%포인트 넘게 내릴 여력이 있었는데 높은 마진으로 이자를 받았다는 문의가 오고 있다"면서도 "모든 고객이 최저금리를 적용받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차별 논란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남의 기자 (namy85@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