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소비자물가 경계 속 안전자산 선호…환율 1320원 탐색[외환브리핑]
보스틱 총재 “제약적인 통화 정책 유지”
보먼 이사 “금리인하 시점 도달하지 않아”
연준 3월 금리인하 가능성 66% 수준 그쳐
10년물 금리 4% 상회, 글로벌 달러화 강세
미국 12월 소비자물가 발표 경계감 커질 듯
[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원·달러 환율은 1320원대로 올라 고점을 탐색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들이 통화정책을 여전히 긴축적으로 유지해야 한다는 발언이 잇따르면서 조기 금리인하 기대감이 잦아들고 있다. 여기에 미 국채 금리가 반등하며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고,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발표를 앞두고 경계감이 커지며 환율이 상승 압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10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간밤 뉴욕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거래된 원·달러 1개월물은 1318.4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 포인트(-2.35원)를 고려하면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1315.7원) 대비 5.05원 상승 개장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11일 미국의 12월 소비자물가가 발표되는 만큼 시장의 경계심이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시장에선 소비자물가가 전년대비 3.2% 올라 전달의 3.1%보다 상승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근원 소비자물가는 전년대비 3.8% 상승해 전달의 4.0%에서 둔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빠르게 둔화하지 않을 경우 연준의 3월 금리인하 기대는 축소되고 연준의 관망세는 길어질 가능성이 있다.
또 세계은행은 9일(현지시간) 발표한 세계경제전망에서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을 2.4%로 전망했다. 이는 작년 세계 경제 성장률 추정치인 2.6%보다 0.2%포인트 낮은 것이다.
세계 경제가 작년보다 낙관적이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안전자산 선호도는 커졌다. 3.8%까지 밑돌았던 10년물 국채금리는 다시 오름세다. 10년물 국채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1.7bp(1bp=0.01%포인트) 오른 4.019%를 기록했다. 장 중 한 때는 4.053%까지 뛰었다. 30년물 국채금리도 1.4bp 오른 4.188%, 2년물 국채금리도 2.3bp 상승한 4.368%를 나타냈다.
달러화는 추가 강세를 보였다. 달러인덱스는 9일(현지시간) 오후 6시 18분 기준 102.50을 기록하고 있다. 전날 102 초반대에서 중반대로 오른 것이다. 달러 강세에 달러·위안 환율은 7.18위안, 달러·엔 환율은 144엔대로 모두 오름세다.
연준 내에서도 조기 금리인하를 경계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매파(통화긴축 선호)인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8일(현지시간)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목표치 2%를 향해 가는 중이지만 아직 승리를 선언하기에는 이르다”며 “제약적인 통화정책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매파인 미셸 보먼 연준 이사는 “추가 금리 인상 없이 인플레이션이 하락할 수 있다”며 기존의 매파적 입장에서 한발 물러섰다. 그는 또한 “인플레이션이 목표 수준인 2%로 지속해 둔화한다면 결국 통화정책이 과도하게 긴축적으로 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기준금리 인하를 시작하는 게 적절하다”라면서도 “우리는 아직 그 지점에는 도달하지 않았다”며 시장의 조기 금리인하 기대에 선을 그었다.
이러한 당국자들의 발언은 시장의 금리인하가 과도할 수 있다는 우려를 높인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준이 오는 3월에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65.7% 수준으로 떨어졌다. 1주일 전에 90%까지 올랐던 데서 크게 낮아진 수준이다.
이날 달러 강세와 위안화 약세에 환율이 상승 압력을 받겠지만 1320원 부근에서는 네고(달러 매도) 물량이 나오며 상단이 지지될 수 있다.
이정윤(jyoon@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