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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나듐 배터리', 리튬보다 출력 2배·수명 10배↑…롯데케·한화솔·코센 주목

리튬이온 배터리 단점 극복…대체재 부각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 내 리튬이온전지를 대체할 배터리 개발이 활발한 가운데, ‘차세대 전지’로 불리는 바나듐 배터리가 성능을 획기적으로 높일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9일 코트라와 시장조사기관 블룸버그 뉴에너지파이낸스(BNEF)에 따르면 글로벌 ESS 시장은 2030년에 2620억 달러(340조원) 규모로 예측된다. 현재는 리튬이온,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주요 저장 장치로 사용하고 있지만, 바나듐배터리, 수소연료전지 등이 앞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주요 조사 기관마다 추정치는 다르지만 2030년께 바나듐배터리의 ESS 시장 내 점유율을 30% 안팎으로 가정하고 있는 만큼 바나듐 ESS의 성장 잠재력은 높이 평가 받고 있다.

무엇보다 현재 많은 산업 현장에서 널리 쓰이는 리튬이온전지는 △저온 환경에서의 성능 저하 △반복되는 충방전에 의한 수명 단축 △높은 중국 원자재 의존도 △화재·폭발 위험 등의 취약한 단점이 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바나듐 배터리가 급부상 중이다. LFP는 화재 위험을 줄였으나 효율면에서 열위에 있다. 바나듐 배터리는 출력이 리튬이온전지보다 두 배 가까이 높고 배터리 효율성도 97%에 달한다. 저온 환경에서도 성능이 저하되지 않으며, 충·방전 사이클이 1만 5000회 이상으로 1200회인 리튬전지보다 수명이 10배 이상 길다.

또 리튬은 대부분을 해외 수입하는 비싼 원자재이지만 바나듐은 국내에도 매장량이 많고 저렴해 안정적 조달이 가능하다. 물 기반 전해액을 사용, 인체 유해성·화재 위험이 낮으며 전력을 장시간 충·방전할 수 있다.

특히 국내 연구진은 최근 바나듐 배터리 성능을 큰 폭 향상시킬 새 분리막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을 적용한 바나듐 레독스 플로 전지(VRFB)는 자연방전 걱정없이 2800시간 동안 안정적이면서도 기존 대비 30% 이상 높은 충·방전 효율을 보였다.

바나듐 배터리는 전기차 충전소, ESS, 전력망 고도화, 선박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전망이다. 특히 보급이 빠르게 늘고 있지만 화재에는 취약한 전기차 충전소와 ESS분야에서 게임체인저가 될 것으로 기대를 받고 있다.

현재 글로벌 기업들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지만 국내 기업들의 바나듐 배터리 시장 공략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국내 기업 중에선 롯데케미칼이 지난 2019년 바나듐 이온 배터리용 전해액 사업을 시작해 여수에 바나듐 배터리 전해액 공장을 준비 중이다. 지난해는 바나듐이온배터리(VIB) 제조업체인 스탠다드에너지의 지분을 확보했다. 스탠다드에너지는 세계 최초로 VIB를 개발한 업체다. 스탠다드에너지는 E1과 LPG 충전소 내 전기차 충전소용 VIB ESS를 설치할 계획이며 현대중공업과 선박용 ESS 솔루션 개발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VRFB 전문기업인 에이치투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 에이치투는 내년 상업 운전을 목표로 2020년부터 미국 캘리포니아에 美 최대 규모인 20MW급 VRFB 발전소를 짓고 있다. 또 울산 화력발전소를 비롯해 폴란드 신재생에너지국책연구소(KEZo) 등 14곳에 ESS를 공급했으며 국내 ESS 화재 안전 기준의 규제 샌드박스 실증 특례를 승인받았다.

코센은 최근 바나듐 배터리를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VRFB 전문기업 엑스알비의 지분 28%를 취득해 2대주주로 올라섰다. 이 업체가 특허 출원중인 확장형레독스배터리(XRB)는 기존 VRFB의 단점을 보완한 제품이다. XRB는 설계 특성상 고출력·고효율의 장주기 ESS용으로 사용이 가능하다. 또 기존 VRFB의 적용을 통해 종래 수준의 2~3배 이상 높은 고출력 특성을 구현했다.

엑스알비는 현재 국내에서 유일하게 국산 기술과 국산 장비를 통해 사업화를 진행 중이다. 현재 공인기관으로부터 자체 개발한 바나듐 배터리 시험 성적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용량을 키운 상용화 제품도 출시할 예정이다.

고종민 기자 kjm@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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