外人, 올해 삼성전자 16조 순매수
▶三電·SK하이닉스 外人 합산 순매수액 19조 육박=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종가 기준 삼성전자에 대한 올해(1월 2일~12월 19일)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수액은 15조787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국거래소가 종목별 순매수액에 대한 통계를 제공하기 시작한 1999년 1월 이후 기록한 삼성전자에 대한 연간(2023년을 제외한 나머지 해는 최초 거래일부터 최종 거래일까지) 외국인 순매수액으로 최대치다.
외국인 투자자의 ‘K-반도체주’ 사랑은 반도체주 ‘쌍두마차’로 불리는 SK하이닉스에도 비슷하게 나타났다. 올해 같은 기간 외국인 투자자는 SK하이닉스에 대해서도 2조9128억원 규모의 순매수세를 보였다. 이는 연간 기준으로 지난 2013년 기록한 3조9339억원 이후 10년 만에 최대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올해 외국인 순매수액의 합산치(18조6998억원)는 같은 기간 코스피·코스닥 시장 전체에 대한 외국인 순매수액 14조2078억원의 1.32배에 이른다. 그만큼 ‘톱(TOP) 2’ 반도체주에 대한 외국인 순매수세의 ‘쏠림 현상’이 심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올 들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는 각각 32.73%(5만5300→7만3400원), 84.27%(7만5000→13만8200원)씩 올랐다.
반면, 개인 투자자들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각각 14조2677억원, 3조9178억원 순매도 하면서 외국인 투자자들과 엇갈린 행보를 보였다. 이는 매도를 통한 ‘차익 실현’에 집중한 개인의 물량을 외국인이 적극적으로 받아낸 것으로 읽힌다.
▶“AI 반도체 수요 급증 호재...外人 K-반도체 투심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듯”=증권가에선 올해 내내 초강력 순매수세를 보였던 외국인의 ‘바이(Buy) K-반도체’ 흐름이 최근 들어 다시 탄력을 받고 있다는 점을 들며 반도체 랠리 가능성을 점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앞서 지난 10월 삼성전자에 대해 5756억원 규모의 순매도세를 보였던 외국인 투심은 11월 들어 2조90억원 규모의 순매수세로 전환한 데 이어 12월(6282억원 순매수)에도 매수 우위를 이어가고 있다. SK하이닉스 역시 10월 1261억원, 11월 6792억원, 12월 4003억원 상당의 ‘사자’세를 유지 중이다.
최근 증시는 내년 글로벌 메모리 시장의 성장에 주목 중이다. 2022~2023년 각각 역성장을 기록한 메모리반도체 시장은 내년부터 내후년까지 큰 폭의 성장이 예상된다. 이 같은 흐름을 반영해 미국 주요 반도체 지수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지난 19일(현지시간) 종가 기준 4,125.56으로 역대 최대치를 연일 넘어서고 있다는 점과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피벗(Pivot·금리 인하) 가능성 시사로 인한 기술주 선호 심리 개선 등도 국내 대표 반도체주 흐름엔 긍정적 요인이란 평가다.
사실상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글로벌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AI 반도체에 대한 폭발적인 수요 증가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주가의 향후 상승 가능성을 키우는 주요 요소란 분석도 있다.
김지산 센터장은 “전문가들의 분석보다 메모리반도체 업황 반등 시점이 상당히 늦어졌지만, 그 공백을 HBM으로 대표되는 AI 반도체 열풍이 채우며 주가가 빠르게 상승하거나 현재 수준을 버텨낼 수 있었다”며 “컴퓨트익스프레스링크(CXL) 등 차세대 AI 반도체 기술에 대한 기대감이 국내 대표 반도체주에 유입되며 추가적인 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동윤 기자
신동윤 realbighead@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