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3천억 유상증자 악재에… LG디스플레이 주가 급락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 주가는 장 초반 11% 급락한 후 현재는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장 시작 1시간 반 만에 전 거래일과 유사한 수준의 거래량을 기록하는 등 매도세가 몰리고 있다.
이날 LG디스플레이 주가가 급락한 건 전날 LG디스플레이가 1조36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공시했기 때문이다. 이는 전 거래일 종가 기준 LG디스플레이 시가총액의 약 3분의 1 수준에 해당하는 규모다.
조달 자금 중 30%는 시설자금으로 사용된다. 40%는 운영자금으로, 나머지 30%가량은 채무상환자금으로 쓰일 계획이다.
보통 증자로 인한 발행가액은 할인율이 적용돼 현재 주가 대비 낮은 가격에 형성된다. LG디스플레이는 주당 9550원에 1억4218만여주를 신주로 발행할 전망이다.
향후 주가 하락 시 발행가액이 추가로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 발행 주식 수 증가는 기존 주주가치 희석으로 이어져 주가엔 악재다.
글로벌 디스플레이 영업환경이 녹록지 않으며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적자 지속이 확실시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올해 2조5605억원의 영업손실을 볼 것으로 추정됐다. 내년에는 흑자전환이 예상되지만 추정 영업이익 규모는 1000억원에 불과하다.
사실상 경영 환경이 어려워지면서 기존 주주들에게 손을 벌린 셈이다. 특히 LG디스플레이는 최근 3년 동안 배당금을 주주들에게 지급하지 않았다. 자사주 소각도 진행된 바 없다. 때문에 일부 개인투자자는 “회사가 어려울 때만 주주들에게 손을 벌리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일각에선 LG디스플레이 주가가 CJ CGV와 동일한 전철을 밟게 될 것이란 전망도 내놓고 있다. 앞서 CJ CGV는 적자가 지속되면서 1조원 규모의 대규모 자금확충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올해 CJ CGV 주가는 52% 하락했다.
LG디스플레이의 최대주주인 LG전자가 이번 유상증자에 어느 정도 규모로 참여할지도 정해지지 않았다. LG디스플레이는 “최종 참여 여부 및 청약 수량은 LG전자의 이사회 결의를 통해 결정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LG디스플레이 주가는 상장 후 줄곧 내리막길을 탔다. 지난 2007년 기록한 역사적 최고가에선 주가가 79% 급락했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증자에 따른 주가 하락은 당연하다”면서도 “2024년 업황이 개선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현재 주가는 매력적”이라고 밝혔다.
차창희 기자(charming91@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