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주하는 KT 주가, 시총 10조 탈환 임박 [시그널]
KT(030200)의 주가가 최근 들어 연중 최고가 기록을 갈아치우는 등 거침없는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난 8월 김영섭 대표 취임을 통해 경영 공백이 해소되는 한편, 자회사들의 선전에 힘입은 양호한 실적 전망과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이 주가 상승의 불씨를 지핀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도 상승세가 지속한다면 머지않아 시가총액 10조 원 탈환도 가능할 전망이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T는 지난 15일 전일 대비 0.41% 오른 3만 6450원에 거래를 마치면서 시가총액 9조 3990억 원을 달성했다. 올해 종가 기준으로 가장 높은 수준이며, 지난 3월 말 기록한 최저 가오 비교하면 26% 올랐다.
KT의 주가는 올해 1분기 한 차례 큰 폭의 하락을 기록한 이후 상반기까지 횡보를 지속했다. 본격적인 상승세를 기록한 시기는 지난 8월부터다. 김 대표는 8월 초 KT의 수장으로 내정됐으며, 같은 달 30일 주주총회를 통해 공식 취임했다. 당시 KT의 주가는 3만 원 초반 수준을 기록하고 있었는데, 김 대표 취임 이후 본격적인 상승세로 전환하며 10% 이상 올랐다.
시총 10조 원 고지를 다시 밟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는 분위기다. KT는 지난해 8월 약 9년 만에 시총 10조 원을 달성했지만, 이후 한동안 주가가 내림세를 기록하면서 다시 8조 원~9조 원대로 내려왔다.
지난 3분기 기록한 호실적과 더불어 향후 긍정적인 실적 전망이 주가를 끌어올린 것으로 보인다. KT는 올해 3분기 통신과 비통신 등 전 사업부문에서 균형 잡힌 성장을 이어가면서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인 6조 6974억 원을 기록했다. 4분기에도 실적 성장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T는 올 4분기 매출액 6조 7785억 원, 영업이익 2822억 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9%, 86.3%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 대표 취임 이후 내놓은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도 KT가 투자자의 관심을 끄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지난 10월 KT는 2025년까지 최소 주당 1960원의 현금 배당을 보장하기로 했다. 이와 더불어 자사주 매입 후 소각까지 포함해 별도 재무제표 기준 조정 당기순이익의 50%를 환원 재원으로 활용하겠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올해까지만 기말 배당 정책을 유지하고 내년부터는 분기 배당을 도입하기로 했다. 분기 배당은 대표적인 주주친화정책 중 하나로, 특히 개인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환원 정책이다.
또 증권업계에서는 KT의 정보통신기술(ICT) 신산업 분야 성장에 대해 높은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해당 분야에서는 인터넷데이터센터(IDC)와 클라우드 사업을 바탕으로 가파른 성장 곡선을 그릴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실제로 IDC와 클라우드 사업을 영위하는 자회사인 KT클라우드는 올해 3분기 매출액 1938억 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34.5% 성장했다. 유영솔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IDC 선도 사업자로서 KT의 경쟁력에 주목해야 한다"며 "중동 및 아프리카, 동남아 국가 등으로 진출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류석 기자(ryupro@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