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화 약세 속 수급 공방…장중 환율, 1300원 초반대 좁은 횡보[외환분석]
이날 환율은 역외 환율을 반영해 전 거래일 종가보다 2.5원 내린 1303.9원에 개장했다. 환율은 오전 내내 하락세를 유지한 채 1300~1306원 사이에서 등락을 오갔다. 오후 들어서는 1308원까지 오르며 소폭 상승 전환됐다. 시장의 특별한 이벤트가 부재한 가운데 수급에 의해 환율이 움직이고 있다. 1300원 위에서는 월말을 맞은 수출업체들의 네고 물량으로 환율 하락 압력이 우위다.
여기에 미국 고용시장 둔화에 달러화가 약세를 보인 것도 환율 하락에 영향을 주고 있다. 11월 미국 스탠더드앤푸어스(S&P) 제조업 구매자관리지수(PMI)는 예상(49.8)을 하회한 49.4로, 서비스 PMI는 예상(50.4)을 상회한 50.8를 기록했다. 신규 주문은 3개월동안 이어진 연속적 하락을 멈추고 소폭 반등했지만, 상대적으로 부진해진 수요 여건과 기업들의 수주 감소 등에 고용 측면에서 해고가 발생했다.
서비스 제공 업체들은 2020년 6월 이후 처음으로 인원을 감축하며 고용지수는 기준선을 하회한 49.8 기록했다. 이에 고용시장 냉각 징후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상 중단과 인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가 다시 커지며 달러화 낙폭이 확대됐다.
이에 달러화는 약세다. 달러인덱스는 26일(현지시간) 저녁 10시 33분 기준 103.40을 기록하고 있다. 달러·위안 환율은 7.15위안, 달러·엔 환율은 148엔대다. 이날 중국인민은행은 위안화 기준치를 6거래일 만에 절하 고시했다. 이에 달러·위안 환율은 장 초반 7.14위안에서 7.15위안으로 올랐다.
월말 네고와 달러화 약세에도 불구하고 1300원 아래에선 수입업체 결제 수요와 저가매수로 인해 환율 하단이 지지되고 있다. 또 국내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투자심리 회복 지연에 순매도가 이어지며 환율 상승을 지지하고 있다.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700억원대, 코스닥 시장에서 300억원대를 팔고 있다.
외국계은행 딜러는 “1300원을 중심으로 아래에선 저가매수, 위에선 달러 매도에 부딪히며 환율이 특별한 모멘텀 없이 등락하고 있다”며 “역외와 역내 시장에서 1280원 초반이 지지되며 반등을 이끌고 있고, 위로는 1313~1315원에서 저항력을 보이고 있어 당장 환율이 급등할 것 같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번주 ‘월말 네고’ 관건
오후에도 비슷한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봤다. 또한 이번주 외환시장에 영향을 줄 만한 이벤트가 부재한 가운데 ‘월말 네고’ 규모가 관건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외국계은행 딜러는 “이번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와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발표하지만 환율에는 거의 영향이 없을 듯 하다”며 “그보다는 주 후반으로 갈수록 월말 네고가 얼마나 나올지가 관건”이라고 내다봤다.
이정윤(jyoon@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