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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어라더니…"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수요예측 참패…청약할까, 말까?

에코프로그룹의 자회사인 에코프로머티리얼즈가 오늘(8일)부터 일반 투자자 대상 청약에 나선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앞서 고평가 논란으로 홍역을 치른 뒤 최종 공모가도 희망밴드 최하단으로 결정한 상태다. 다만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에코프로머티리얼즈가 금융당국의 공매도 전면 금지 방침과 전량 신주 발행이라는 이점으로 훨훨 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인다.

◆ 공모가 3만6200원…시총 2조4698억 원 전망

8일 에코프로머티리얼즈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3일까지 닷새간 국내외 기관 투자자들 대상으로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최종 공모가를 희망밴드(3만6200~4만4000원) 최하단인 3만6200원으로 확정했다. 수요예측에는 국내외 1141개 기관이 참여해 총 1억925만8000주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청 물량 가운데 4만4000원을 초과한 가격으로 주문된 비율이 31%, 밴드 내에서 주문된 비율이 32.5%, 하단 미만으로 주문된 비율이 19.8%로 집계됐다. 투심이 명확히 엇갈린 셈이다. 저조한 인기 속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공모 물량은 당초 계획한 1447만6000주에서 1158만800주로 줄었다. 이로써 총 공모액과 기준 시가총액은 각각 4192억 원, 2조4698억 원으로 결정됐다.

수요예측을 마친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이날부터 9일까지 양일간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공모주 청약을 실시한다. 상장 대표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 공동주관사는 NH투자증권이다. 하이투자증권은 인수사로 참여한다. 청약 단위는 미래에셋증권과 NH투자증권이 최소 10주, 하이투자증권의 경우 최소 20주부터다. 미래에셋증권과 NH투자증권은 청약 기간 내 비대면 계좌개설이 가능해 기존 계좌가 없더라도 투자에 나설 수 있다.

◆ "가격 비싸지 않다…시장 선도할 것"

2017년 설립된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2차전지용 하이니켈 양극재 핵심소재 중 하나인 하이니켈 전구체를 제조·판매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친환경 배터리 시장 성장으로 전구체 수요가 2027년까지 연 평균 30%의 성장을 이어나갈 것으로 관측, 하이니켈 전구체 분야에서 차별화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포부를 다지고 있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올해 4월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할 때부터 올해 가장 주목받는 IPO(기업공개) 최대어였다. 공모가 상단 기준으로 3조 원이 넘는 덩치에다 코스닥 시가총액 1, 2위를 나란히 차지하고 있는 에코프로그룹의 핵심 계열사이기 때문이다. 7일 종가 기준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의 시가총액은 각각 27조8245억 원, 22조8732억 원에 이른다.

하지만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공모가를 두고는 그간 잡음이 지속돼왔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가 공모가 산정을 위한 비교그룹으로 포스코퓨처엠, 엘앤에프, 코스모신소재 등을 선정한 탓이다. 해당 종목들은 올해 2~3배가량 주가 급등세를 연출했다가 최근 큰 폭으로 빠져 에코프로머티리얼즈도 공모가를 재산정해야한다는 목소리가 일었다. 결국 지난 10월 11일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공모가 희망범위 상단을 종전 4만6000원에서 4만4000원으로 낮췄다.

공모가가 희망밴드 최하단으로 확정됐음에도 여전히 고평가 논란은 일축되지 않았지만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측은 "지금 가격도 비싸지 않다고 본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지난 2일 IPO 기자간담회에서도 김병훈 에코프로머티리얼즈 대표는 "최근 2차전지 업종 전반이 조정받고 있지만, 성장 전략이 뚜렷한 만큼 밸류에이션(평가가치) 부담은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 전량 신주 발행에 공매도 금지 방침까지…기대감 '여전'

수요예측 흥행몰이에는 실패했지만, 에코프로머티리얼즈에 대한 희망을 저버리기에는 이르다는 평가도 나온다. 우선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매력적인 공모 구조를 갖고 있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지주사 에코프로가 53%, 초기 투자자인 BRV캐피탈이 29%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차익 실현 욕구가 있을 수 있으나 이번 IPO에 나오는 공모 물량은 구주 매출 없이 전량 신주 발행이다.

수요예측에서 상장 후 일정 기간(15일~6개월) 동안 지분을 팔지 않겠다고 약속한 비율은 전체 주문량의 약 3.3%로 미진하나, 앞서 최대주주인 에코프로가 자진해서 30개월의 보호예수를 건 점도 눈여겨봄직한 대목이다. 시장에서는 에코프로그룹이 이미 코스닥에 3개 회사를 상장했지만 코스피 도전은 이번이 처음인 만큼 상당히 시장친화적인 공모구조를 짰다는 평가를 내놓은 바 있다.

금융당국의 공매도 전면 금지 방침도 에코프로머티리얼에는 상황을 역전할 만한 카드로 작용할 수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5일 임시 금융위 의결에 따라 이달 6일부터 내년 6월 말까지 국내 증시 전체 종목에 대해 공매도를 전면 금지한다고 밝혔다. 현재 코스피200, 코스닥150 편입종목에 한해서 공매도가 가능하지만 이젠 이들 종목마저 공매도가 금지되는 것이다. 공매도 거래대금 최상위권인 2차전지 종목들 입장에서는 반길 일이다.

실제 공매도 금지 시행 첫날인 지난 6일 에코프로(2998%)과 에코프로비엠(30.00%)은 상한가로 장을 마감했다. 이 외에도 코스닥 내 2차전지 종목 △에코프로에이치엔(28.73% △포스코DX(27.00%) △포스코엠텍(26.06%) △엘앤에프(25.30%) 등이 눈에 띄는 상승세를 보였다. 코스피에서도 금양(29.97%)가 포스코퓨처엠(29.93%) 등 가격제한폭까지 올랐고, △LG에너지솔루션(22.76%) △POSCO홀딩스(19.18%) △포스코스틸리온(17.16%) △SK이노베이션(13.42%) △삼성SDI(11.45%) 등의 오름세가 거셌다. 다만, 공매도 금지 시행 이튿날인 7일 2차전지 관련주들은 상승 폭을 반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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