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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달 만에 집 한채가 사라져"…삼성전자, 떨어지는 칼날 받은 개미들 '아우성'

삼성전자 주가가 이틀 연속 신저가를 경신했다. 8만원대에서 두 달여 만에 5만3000원까지 떨어지면서 이 기간 계속해서 삼성전자를 사들였던 개인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졌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역사적 저평가 구간에 들어섰다고 보고 있다.

삼성전자 주가 증시 코스피 [사진=김다운 기자]
삼성전자 주가 증시 코스피 [사진=김다운 기자]


12일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3.64% 하락한 5만3000원을 기록하며 52주 신저가로 떨어졌다.

외국인들이 전날 5400억원 어치 순매도한 데 이어 이날도 4300억원 순매도를 기록했다. 이틀 사이 1조원 가까이 팔아치운 것이다.

미국이 TSMC에 고성능 칩의 중국 수출 중단을 통보한 가운데, 국내 반도체주에도 규제 확산에 대한 경계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외국인들이 판 물량은 개인 투자자들이 사실상 다 받아냈다. 개인은 11일과 12일 각각 삼성전자를 6300억원, 4400억원 어치 순매수했다.

삼성전자가 8월 8만원을 찍고 계속 내리막을 타는 중에도 개인 투자자들은 삼성전자를 줄곧 사들였다.

지난 8월 19일 이후 최근까지 개인들의 순매수 규모만 15조원이 넘는다. 대부분 외국인이 팔아치운 물량이다.

이같이 개인 매수세 중에도 삼성전자 주가가 계속 하락하자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자조적인 목소리가 나왔다.

포털 삼성전자 종목토론 게시판에서 한 투자자는 "삼성전자 주가가 주당순자산가치(BPS) 아래로 떨어졌는데 저평가는 맞다. 지금 들어가서 묵히면 배당만 받고 있어도 손해는 아니라고 본다"면서도 "하지만 난 안 산다. 미국 주식이 훨씬 좋고 삼성전자보다 수급과 전망 좋은 종목이 얼마나 많은데 이걸 잡고 있겠나"고 반문했다.

또 다른 투자자는 "결국 우상향한다고 해도 '4만전자'에서 3~5년 놀다가 우상향하면?"이라며 "그걸 보통 서민들이 어떻게 버티겠나. 답답하다"고 한탄했다.

"두 달만에 집 한채가 없어지는 마술. 삼성전자 1만주 이상 8만원 위에서 매수한 사람 의외로 많다" "개미들에게 매수하지 말자고 해도 죽어라 떨어지는 칼을 잡고 있다" "삼성전자가 이 꼴인데 다른 종목 봐서 뭐하나. 국장(한국주식)을 안 하는 이유" "외국인이 매일 팔아치웠는데도 아직 52% 지분 갖고 있다. 언제까지 개인이 받아줄 수 있겠나" 등의 목소리도 나왔다.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반도체대전의 삼성전자 전시관 전경. [사진=박지은 기자]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반도체대전의 삼성전자 전시관 전경. [사진=박지은 기자]


증시 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역대급 저평가 구간에 들어섰다며, 대외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주가 반등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투자 효율성을 높이고, 단기 생산량을 늘리기보다 중장기 연구개발(R&D) 투자에 집중하는 등 체질 개선을 위한 노력은 시작됐다"며 "주가는 이미 주당순자산비율(PBR) 1배에 머무르고 있어 추가적인 하락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대선 등 대외 불확실성을 반영한 이후 주가는 반등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도 "현 주가는 2024년 예상 PBR 1.11배로 역대급 저평가 구간"이라며 "고대역폭메모리(HBM) 실제 수주 이벤트, 전 분기 대비 증익 전환 가시성이 확보된다면 폭발적인 주가 상승이 발생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김다운 기자 kd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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