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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유재석, 어려운 팬들 위해 나서게 돼”…‘지긋지긋’ 유명인 사칭사기, 올해도 기승 여전 [투자360]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처벌 근거가 미비하다는 법적 허술함을 교묘히 이용, 올해도 유명인을 사칭한 투자 사기 행위가 이어지고 있다.

22일에도 인스타그램에 본인을 방송인 유재석이라고 소개, 투자자들을 현혹하는 글이 올라왔다. 유재석을 사칭한 불상의 피의자는 “여러분 안녕하세요. MC 유재석입니다. 직업상의 이유로 다양한 투자 전문가들과 소통하며 투자 업계이 내부 정보를 많이 알게 됐습니다”라고 적었다.

또 이 사람은 유재석이 소속사 안테나의 대주주라는 점도 이용, “알려진대로 300억원을 투자해 카카오 엔터테인먼트가 소유한 2699주의 안테나 주식 (20.7%)을 인수했고, 3대 주주가 되었다”며 “이런 결정을 내리게 된 이유는 내가 얻은 정보가 전망적이기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친구들의 도움으로 투자자들이 범하는 많은 실수를 피하고 투자의 길에 불을 밝힌 것”이라며 “최근에는 많은 팬들이 투자 기술과 최신 시장 정보를 나누자는 메시지를 남겨줬다. 처음에는 응답하지 않으려 했지만, 얼마 전 내게 지속적으로 지원해 온 한 팬이 주식 시장에서 계속 손실을 보고 어려움에 처했다는 얘기를 듣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사람은 “그의 진심이 나를 감동시켜 주식 시장 소규모 투자자들을 돕기 위해 나서기로 결심했다”고 부연했다.


백종원 더본 코리아 대표를 사칭한 페이스북 광고


하지만 국내에서는 사칭 자체를 처벌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부재한 상황이다. 사칭으로 인해 사기나 명예훼손 등의 2차 피해가 분명히 발생됐을 때에만 민형사 대응이 가능하다. 국회에서는 사칭 행위시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는 법률안(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형별권의 과도 확대 논란에 따라 몇년 째 계류 중이다.

이에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플랫폼 사업자의 자율 규제를 권고하는 수준에서 대응하고 있다. 방통심의위는 지난해 11월 구글, 메타와 협력회의를 통해 메타의 유명인 사칭 주식투자 유도 광고 등 불법유해정보 유통방지 및 자율규제 활성화 방안을 논의했다. 방통심의위는 "구글, 메타 등 사업자들은 방통심의위의 통신심의와 자율규제 취지에 공감하며, 자체 커뮤니티 가이드라인 적용과 모니터링 강화 등을 통해 위원회의 자율규제 요청에 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작년 11월에도 서울 서초경찰서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김종인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비상대책위원장,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대표 등을 사칭해 이용자들에게 주식 투자를 유도하는 불상의 피의자를 사기 혐의로 수사선상에 올려놓은 일이 있었다.

앞서 페이스북 등 SNS에는 김 전 위원장을 사칭해 "80%의 성공률을 보장한다"라며 주식 투자를 유도하는 허위 광고 게시물이 올라왔다. 이 게시물에는 김 전 위원장과 윤석열 대통령이 함께 찍은 사진도 실렸다.

김 전 위원장을 사칭한 불상의 피의자는 허위 게시물에서 "저는 전문 지식을 토대로 주식 시장에서 상당한 수익을 창출해왔다"며 "이미 83세가 돼 건강과 정신 상태가 서서히 약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민이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 도움을 주고자 한다"고 주장했다.

불상의 피의자는 "주식 투자를 통해 연봉보다 수십 배, 심지어 수백 배 이익을 얻을 수 있다"면서도 "투자는 리스크가 따르며, 개인의 상황과 리스크 허용 능력을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고 마치 합법적인 투자 권유인 것처럼 꾸몄다. SNS에서는 주 전 대표의 이름과 사진을 도용한 불법 광고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서경원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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