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도 소용 없네"…엔비디아에 쏠리는 눈
"AI 거품·고점론 불식 이벤트"
"고점 근접 주가·기대치 부담"
[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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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주연 기자 = 투자자들의 시선이 글로벌 인공지능(AI) 대장주 엔비디아의 2분기 실적 발표에 쏠리고 있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잭슨홀미팅에서 금리 인하 의지를 밝혔음에도 원화 강세와 중동 위기에 지난 26일 코스피가 하락 마감하며 엔비디아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지는 분위기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오는 29일(미국시간 28일) 새벽 2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이번 실적 발표는 이달 초 사상 최악의 '블랙먼데이'의 촉매 중 하나였던 인공지능 수익성 우려가 여전한 가운데 이뤄진다. 엔비디아는 세계 AI칩 시장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글로벌 투자자들은 엔비디아 실적을 단순한 기업을 넘어 인공지능 시장 전체를 조망할 지표로 인식하고 있다. 올스프링 글로벌투자의 마이크 스미스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한 해 네 차례 있는 엔비디아 실적 발표는 '슈퍼볼(미식축구 결승전)' 같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엔비디아는 그간 6분기 연속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해왔고, 2분기 실적 역시 시장 평균 전망치(컨센서스)를 웃돌 것으로 관측된다. 엔비디아가 또다시 시장의 기대치를 뚫고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면 'AI고점론', 'AI거품론'을 불식시키고, 다시 기술주 랠리가 시작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다만 지난 23일 기준 129.37달러로 역사적 고점에 근접한 주가, 높아질대로 높아진 투자자들의 기대는 부담이다.
월가는 엔비디아의 2분기 매출을 286억 달러로 예상, 투자자들의 기대를 높이고 있다. 옵션 분석업체 오랏츠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엔비디아 주가가 실적 발표 다음날 10.3% 급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유진투자증권 이승우 연구원은 "파월 의장의 잭슨홀 연설에 쏠렸던 투자자들의 관심이 엔비디아 실적과 젝슨 황 발언으로 옮겨갔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엔비디아는 2분기 가이던스로 매출 280억 달러를 제시했지만 컨센서스와 매출 추정치는 이보다 훨씬 높다"며 "따라서 집계된 컨센서스와 달리 적어도 300억 달러 이상의 매출이 나와야 기대에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매출도 매출이지만 문제는 그 동안 줄곧 상승하던 마진이 여덟 분기 만에 감소세로 전환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라며 "매출 300억 달러 이상의 대단한 실적 서프라이즈가 나오지 않는다면 직전 두 분기 때와 같은 실적 발표 후 주가 급등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대신증권 박강호 연구원은 "엔비디아 실적은 IT업종 주가의 단기 변곡점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2분기 실적 컨센서스 상회 여부, 3분기 가이던스 수준에 따라 IT업종과 기업의 주가가 변동성을 나타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연구원은 "엔비디아는 최근 5분기 연속 컨센서스를 웃도는 매출과 영업이익을 나타냈지만 컨센서스 대비 상회 수준은 점차 축소됐다"며 "높아진 기대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엔비다아 주가 하락은 AI 관련 분야를 포함한 IT 전반에서 부정적 영향을 준다"며 "만약 엔비디아의 실적과 가이던스가 컨센서스를 상회, 안점감을 부여한다면 향후 전망은 긍정적으로 전환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키움증권 한지영 연구원은 "엔비디아 실적 발표는 7월 중순~8월 초 증시 급락의 또다른 촉매였던 AI 수익성 우려를 해소해줄 수 있는 이벤트"라고 설명했다.
한 연구원은 "엔비디아는 7월 초 이후 데이터센터 수익성 악화, 블랙웰 출시 지연 등 잇따른 악재로 폭락하기도 했으나 이후 주가 복원에 나서며 전고점(140.7달러) 부근까지 올라온 상황"이라며 "이번 분기 실적은 SK하이닉스, 삼성전자 등 반도체 업종을 둘러싼 피크아웃 논란을 잠재울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주연 기자(pjy@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