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식간에 90% 대폭락" 한국인 몰려가 산 홍콩 주식이 또…
[편집자주] 중국은 가깝고도 먼 나라입니다. 서로를 의식하며 경쟁하고 때로는 의존하는 관계가 수십세기 이어져 왔지만, 한국 투자자들에게 아직도 중국 시장은 멀게만 느껴집니다. G2 국가로 성장한 기회의 땅. 중국에서 챙겨봐야 할 기업과 이슈를 머니투데이의 '자오자오 차이나' 시리즈에서 찾아드립니다.
올해 홍콩 상장사 롱후이인터내셔널 주가 추이. /그래픽=김다나
올해 홍콩 상장사 롱후이인터내셔널 주가 추이. /그래픽=김다나
올해 국내 투자자가 37억원어치 매수한 홍콩 상장사 주가가 하루 만에 90%대 폭락했다. 국내와 달리 상/하한가가 없는 홍콩 시장의 특성 탓에 주가는 불과 20분 만에 81%대 빠졌다. 국내에서 대거 매수한 해외 주식이 하루 만에 폭락하는 사례가 반복돼 주의가 요구된다.
8일 오후 1시35분(현지시간) 기준으로 홍콩 증시에서 롱후이인터내셔널(HK:1007)은 전일 대비 0.09홍콩달러(26.09%) 내린 0.255홍콩달러를 나타낸다. 전날 주가가 90.20% 폭락하며 역대 최저가를 기록했지만 하락세는 멈추지 않았다. 이틀간 주가 하락률은 92%대다.
롱후이인터내셔널은 중국식 샤브샤브인 훠궈 식당을 운영하는 둔 프랜차이즈 요식 업체다. 중국 상하이 등지에 훠궈 프랜차이즈 매장 98곳을 보유한 것으로 전해진다. 실적 측면에서는 지난해에도 1435만위안(약 27억5888만원)의 순손실을 낸 것을 비롯해 수년 동안 적자를 낸 기업이다.
올해 초까지 주가가 1홍콩달러 미만인 '동전주'였던 롱후이인터내셔널은 최근 4개월간 급등세를 보였다. 주가는 지난달 26일 4.74홍콩달러까지 오르면서 올 초와 비교해 500%대 올랐다. 여러 차례 일일 상승률 상위 종목에 오르며 현지 언론의 주목을 받기도 했지만 뚜렷한 강세의 이유는 없었다.
호재는 없었지만 주가에 악재가 될 만한 재료는 있었다. 롱후이인터내셔널은 지난 6월26일 주당 0.48홍콩달러에 6322만주를 발행했다. 기존 발행 주식의 절반을 넘는 대량의 유상증자였다. 공시 전날 주가가 3.75홍콩달러였음을 감안하면 당시 주가 대비 12.8%에 불과한 가격으로 신주가 배정된 셈이다.
대규모 유상증자는 기존 주식 가치를 희석시켜 악재로 해석될 수 있었지만 주가 영향은 미미했다. 롱후이인터내셔널 주가는 신주배정을 완료한 날 4%대 떨어지긴 했으나, 며칠 뒤 다시 회복세를 보였다. 사측은 유상증자로 2880만홍콩달러(약 50억9126만원)를 확보, 이 가운데 2590만홍콩달러(약 45억7782만원)를 부채 상환 및 이자 비용으로 사용했다고 공시했다.
이 종목과 관련해 달라진 건 급격하게 늘어난 한국인의 투자액뿐이었다. 올해 국내 투자자는 시가총액이 이날 기준 4200만홍콩달러(약 42억원)에 불과한 주식을 273만1574달러(약 37억6165만원)어치 매수했다. 심지어 주가가 90%대 폭락한 전일에도 주식을 1만9832달러(약 2700만원)어치 매수해 큰 손실을 봤을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투자자가 많이 매수한 홍콩 주식이 폭락하는 일은 꾸준하게 반복되고 있다. (관련 기사: 로맨스스캠+리딩방…홍콩 여친이 찍어준 주식, 90% '폭락') 롱후이인터내셔널의 폭락에 대해 현지 언론도 "소형주이고 실적이 좋지도 않은 기업이 4개월간 상승한 뒤 명확한 악재가 없는 상태에서 폭락한 데에 누군가의 '(부당이익) 수확' 행위를 연상하지 않기가 어렵다"라고 했다.
박수현 기자 (literature1028@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