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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여행 가려 틈틈이 바꿔둔 엔화…한달만에 7% '깜짝 수익'

#언젠가 일본에 여행을 가겠다며 틈틈이 엔화를 사둔 직장인 김모씨는 최근 엔화 강세에 뜻하지 않은 수익을 내고 있다. 약 200만원을 엔화로 바꿔뒀는데 최근 엔화가치가 급등하면서 5%(10만원)가량의 수익이 발생했다. 김씨는 일본 여행보다 우선 엔화를 팔아 수익을 낼지 고민 중이다.

100엔당 850원대까지 떨어졌던 엔화가 920원까이 오르면서 차익실현에 나선 엔테크(엔화+재테크)족이 늘고 있다. 한 달 사이 엔화가치가 7% 이상 상승했다. 지난달 5대 은행의 엔화예금 잔액은 7500억원가량 줄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지난달 말 엔화 예금 잔액은 1조2111억엔(11조1400억원)으로 한 달 전과 비교해 818억엔(7520억원)이 감소했다. 월말 잔액 기준으로 올해 들어 첫 감소다.

지난해 12월말 1조1331억엔 규모였던 엔화 예금 잔액은 6개월 연속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에만 1598억엔(1조4700억원)이 증가했다. 100엔당 850원대까지 떨어진 역대급 엔저 현상과 일본 여행 수요가 늘면서 엔화 예금이 크게 증가했다.

엔화 약세가 장기화하자 엔테크 열풍이 식는 분위기도 감지됐다. 사둔 엔화의 가치가 떨어지면서 오히려 손실을 보며 지친 투자자도 많았다. 지난 6월 엔화예금이 전월과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엔화 가치가 급등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엔화 환율은 지난 7월 2일 100엔당 855.38원(하나은행·최초고시 매매기준율 기준)까지 떨어졌으나 한 달 후인 지난 1일 918.66원까지 상승했다. 지난해 12월 이후 가장 비싼 가격이다. 지난 2일에는 장중 920원을 넘기도 했다.

지난달 초 엔화를 사뒀다면 한 달 만에 7%가 넘는 수익률을 낼 수 있는 셈이다. 최근에는 외화를 사고팔 때 수수료가 부과되지 않는 상품도 있다. 또 환차익에는 세금이 붙지 않는다. 실제 차익실현 물량이 시장에 대거 나오면서 엔화 예금이 크게 줄었다. 지난달 말 5대 은행의 엔화 예금 잔액은 지난 2월보다 적다.

시장에서는 엔화 강세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본다. BOJ(일본은행)는 지난달 31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단기 정책금리를 '0.0∼0.1% 정도'에서 '0.25% 정도'로 인상을 결정했고,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의 매파 발언(긴축 선호)이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미국 연준의 금리인하 가능성도 엔화 강세에 한몫하고 있다. 미국 대선에 나선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슈퍼 엔저를 꾸준히 비판하고 있다. 슈퍼 엔저 시대가 끝났다는 분석도 나온다.

엔화 강세가 이어지면서 차익 실현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재테크 커뮤니티 등에서는 엔화 매도 시점에 대한 문의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환차익에는 세금도 부과되지 않아 수익률을 오롯이 가질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며 "자산가 중 환테크에 나서는 사람도 많다"고 말했다.
김남이 기자 (kimnam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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