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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증시 너무 오르는 게 공포”…AI 낙관 지나치다, 말 나온 이유

AI 열풍에 고공행진 M7
미국 증시도 사상 최고치
베어마켓 예견 사라진 월가

마켓워치 “AI 혁명에 대한 회의감 확산”
미국 7대 빅테크를 뜻하는 ‘매그니피센트7(M7)’의 주가가 고공행진하고 있는 가운데 이들 주가를 끌어올린 핵심 동인이었던 인공지능(AI)에 대한 투자자들의 지나친 확신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빅테크들이 AI 인프라 구축에 막대한 비용을 투자하고 있지만, 이로 인해 발생할 수익은 한정적일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AI 열풍에 고공행진 미국 증시



10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M7의 주가는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지난 9일 시가총액 1위 자리를 탈환한 애플의 주가는 7거래일 연속 오름세를 보였다. 한때 올해 연중 낙폭이 40%를 웃돌았던 테슬라 주가는 11거래일 연속 상승한 결과 연중 상승폭을 5.97%까지 끌어올렸다. 엔비디아 주가는 이날 2.69% 상승하며 지난달 20일 최고점(140.76달러)에 바짝 다가섰고, 아마존과 알파벳 주가는 각각 0.23%, 1.17% 오르며 200달러 진입을 앞두고 있다.

M7은 AI 열풍에 가장 적극적으로 올라탄 업체들로 연방준비제도(Fed)의 9월 금리 인하 가능성까지 더해지며 주가가 가파르게 뛰었다. 배런스에 따르면 전날까지 M7 주가의 올해 평균 상승률은 45%에 달한다. 이날 나스닥지수와 S&P500지수는 모두 사상 최고치를 또다시 경신했다. 현재 월가에서 미국 증시의 베어 마켓(약세장)을 예견하는 투자은행(IB)은 없다. 올해 사실상 유일하게 약세론을 펼쳤던 JP모건의 마르코 콜라노비치 글로벌 시장 수석 전략가마저 월가를 떠난 상태다.

일명 ‘공포지수’로 알려져 있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이날 12.85로 코로나19 팬데믹기였던 2020년 3월(66.04), 러-우 전쟁 및 글로벌 고강도 긴축 시기였던 2022년 4월(33.40)에 비하면 한참 낮은 수준에 거래되고 있다.

마켓워치 “AI 혁명, 뜯어보니 회의감”

이 가운데 마켓워치는 최근 분석가 사이에서 올해 주식 시장의 성공 핵심으로 작용했던 AI 혁명에 대한 회의감이 확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시장에서 주가가 AI에 대한 지나친 낙관으로 고평가됐다는 게 강조된다면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짐 코벨로 골드만삭스 글로벌 주식 리서치 책임자는 메모에서 기업들이 향후 몇 년간 AI 관련 자본 지출에 1조달러를 사용할 것으로 추산한 뒤 “AI 기술이 긍정론자들이 주장하는 만큼 수익성이 있거나 영향력이 있을지 의구심이 든다”고 전했다. 그는 “이 엄청난 비용을 정당화하기 위해서는 AI가 복잡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야 하는데 아직 그 단계에 있지 않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영국계 바클리스도 비슷한 견해를 내놨다. 바클리스의 주식 연구 분석가팀은 메모에서 “하이퍼스케일러(대규모 클라우드 서비스 공급업체)의 신규 데이터센터 구축 계획이 예상 수요를 초과하고 있다”며 “닷컴 시대 때 (유선통신) 업체들도 광섬유 케이블 설치에 막대한 비용을 투자했다”고 강조했다.

시티 측은 AI 관련주를 둘러싼 투자자들의 심리가 과도하다고 경고하며 고객들에게 엔비디아, AMD 주식 이익을 실현하라고 조언했다. 시티는 “향후 5년간 잉여현금흐름 성장에 대한 추정치를 볼 때 많은 주요 AI 종목의 주가가 고점에 다다랐다”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AI가 기업에 수익을 줄 때가 왔지만 과연 가능할지는 의문’이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산업 전반의 기술 리더들은 최근 1년간 생성형AI에 많은 돈을 썼고, 이제 효율성을 넘어 수익을 내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지만 그 시기에 대해서는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짚었다.

AI가 경제에 끼칠 효과가 제한적일 거라는 연구 결과도 나오고 있다. 매사추세츠공대의 대런 아세모글루 인스티튜트 교수는 AI가 향후 10년간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의 0.9%만 끌어올리는 데 그칠 것이라고 관측했다.

변선진 기자 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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