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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카드로 몰래 쓴 100만원 해결하려다가”...불법사채 그 시작은 ‘무지’

2030 신용카드 빚 때문에 사채 손대
4050세대 가족부양 위해 빚 굴레


 [사진 제공 = 챗GPT]
[사진 제공 = 챗GPT]
“제가 부모님 모르게 신용카드를 사용했습니다. 그래서 부모님이 알기 전에 해결을 하려고 사채를 이용하게 됐습니다. 인터넷 카페를 통해 대출모집인이라는 사람을 만났고 불러주는 대로 대부계약서를 쓰고 그렇게 사채에 손을 됐습니다. 100만원이 필요하다고 했는데 업자는 선이자로 40만원을 떼고 60만원을 통장에 넣어줬습니다. 나중에는 부모님 카드값보다 빚이 더 많아 졌습니다.”(서울 20대 여성 하모 씨)

대학생이나 사회초년생인 2030들이 처음 불법사채(불법사금융)를 쓰게 된 동기를 보면 철이 없는 행동이나 무지, 경각심 없이 손을 댔다가 어느새 빚이 눈덩이가 되는 사례가 상당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한국대부금융협회가 발간한 ‘금융소외의 현장 불법사채로 내몰린 사람들’에 실린 불법사채 피해상담 사례를 보면 대부분이 20~30대로, 사회 첫 발을 내딛는 시기에 불법사채로 피해를 겪었다.

사례집에는 하씨처럼 처음 불법사채를 사용하게 된 동기가 철없는 행동으로 인한 것이 제법 많이 실렸다.

보험설계사로 일하고 있다는 20대 남성 최모 씨는 할당받은 실적을 채우기 위해 불법사채를 썼다고 한다. 최씨가 업자로부터 받은 급전은 원금 70만원에 이자 30만원 조건으로, 최씨는 이렇게 시작에 나중에는 1000만원을 넘게 갚게 됐다고 한다. 최씨는 “실제 빌린 돈은 400만원정도였다”며 “1000만원을 넘게 갚고도 원금은 그래로였다”고 말했다.

도박 빚 때문에 불법사채를 썼다는 경기도 광주에 사는 30대 남성 김모 씨는 “사채업자가 회사로 전화할까봐 두려웠다”며 “하루하루 너무 피가 마르는 것 같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김씨는 “빌린 돈 이상으로 모두 상환했지만 계속해서 전화로 ‘돈을 갚으라’고 난리를 쳤다”며 “업자가 가족과 지인에게까지 찾아가 빚을 대신 갚으라고 추심을 했다”고 말했다.

불법사채에 대한 경각심 없이 무지에서 시작해 헤어 나올 수 없는 빚에 빠진 사례도 있다. 병원에서 일한다는 서울에 사는 20대 여성 전 모씨는 “무분별한 소비로 빚이 불어났다”며 “생활비 부족으로 이곳저곳에서 돈을 빌리다보니 20여곳에서 사채를 쓰게 됐다”고 말했다. 전씨는 “카드값 때문에 돈이 필요했고 ‘원래는 이렇게 대출해 주는 경우가 없는데 특별히 대출을 해준다’는 사채업자 말에 속아 연이율 3400% 사채를 썼다”고 했다.

사례집에는 주식과 코인 투자로 빚을 지게 된 30대 공무원과 회사원이 각각 불법사채에 빠지게 된 사연, 50만원이 당장 필요해 인터넷을 통해 처음 알게 된 사채업자에게 인감증명서, 주민등록등본과 초본, 신분증 사본을 넘긴 강원도에 거주하는 20대 여성 등의 사례도 실렸다.

인천의 30대 남성 강모 씨는 “업체에서 40만원을 빌려주면서 공증서에 60만원을 적으라고 해 시키는 대로 했다”며 “지금 생각해보면 왜 그렇게 했는지 후회된다”고 말했다.

사례집에는 40~50대 자영업자, 가장들이 불경기, 실직, 병원비 등으로 가족들을 부양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불법사채를 쓰게 된 안타까운 사연도 함께 담겼다. 남편의 응급실 비용 마련을 위해 사채를 쓰게 됐다는 경기도의 40대 여성 박모 씨의 경우 대부금융협회가 해당 6개월치 거래의 이자율을 계산한 결과 4634%였다.

대부금융협회 관계자는 “법정 최고이자율 연 20%를 초과하는 부분에 대한 이자계약은 무효”라며 “초과 지급된 이자는 반환을 요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문자, 인터넷 등을 통한 대출광고에 유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종헌 매경닷컴 기자(cap@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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