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에 새로 지으려 강남 사옥 판다”…현금 확보 나선 엔씨소프트
판교에 신사옥 건축 비용 마련 목적
엔씨소프트 로고 [사진 출처=연합뉴스]
엔씨소프트 로고 [사진 출처=연합뉴스]
엔씨소프트가 옛 서울 삼성동 사옥 매각을 본격 추진한다. 판교 신사옥 준공을 위한 실탄 마련 차원이다.
2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이날 부동산 컨설팅펌 등을 대상으로 삼성동 엔씨타워1 매각을 위한 현장설명회를 진행했다.
엔씨소프트는 앞서 지난 24일 엔씨타워1 매각 주간사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했다. 다음달엔 부동산 컨설팅펌들을 대상으로 경쟁 프리젠테이션(PT)을 진행하고 주간사를 선정할 계획이다.
엔씨타워1을 매각하겠다고 밝힌 지 약 2주만의 행보다. 지난 10일 1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엔씨소프트는 향후 부동산 보유 자산을 더 늘리지 않고 엔씨타워1을 매각해 2027년 준공 예정인 신사옥 건축비용을 충당하겠다고 밝혔다. 판교 R&D센터도 유동화해 자금을 확보하겠다고 덧붙였다.
홍원준 엔씨소프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신사옥은 토지 매입가격이 4300억원 정도이고 이와 별개로 공사비 5800억원이 추가로 예상된다”며 “삼성동 건물과 판교R&D센터의 합산 장부가는 2300억원이지만 시가는 1조원 정도로 자원 효율화를 통해 신규 공사비를 상쇄할 수 있는 옵션이 있다고 본다”고 했다.
엔씨소프트는 다른 국내 게임사들과 비교해 풍부한 유동성을 갖고 있다. 하지만 게임시장 경쟁 심화 등의 이유로 현금 창출력이 떨어지고 있어 부동산 자산 유동화를 통해 재원을 마련하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단기금융상품을 포함한 엔씨소프트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지난 3월 말 연결기준 1조3382억원이다.
반면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021년 3910억원→2022년 7360억원→2023년 1399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시장에서 엔씨소프트가 보유 자산을 어떻게 통제해 나갈지 눈여겨보고 있기 때문에 현금성자산을 투입하지 않고 옛 사옥 매각자금으로 신사옥 건축비를 마련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엔씨타워1은 서울시 강남구 테헤란로 509에 소재해 있다. 엔씨소프트는 2008년 5월부터 엔씨타워1을 최초 사옥으로 사용했다. 그러다 2018년 판교 R&D센터로 자리를 옮겼다.
엔씨타워1이 서울 핵심 업무권역인 GBD(강남권역)에 있기에 복수의 IB업계 관계자들은 이 자산의 예상 매각가를 3.3㎡당 3000만원 중후반~4000만원 초반대로 보고 있다.
인근엔 지하철 2호선이 지나가는 삼성역이 있어 접근성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하 7층~지상 15층, 연면적 3만902.95㎡ 규모다. 용적률은 799.96%, 건폐율은 57.37%다.
엔씨소프트는 엔씨타워1 매각 이외에도 강도 높은 체질 개선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달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권고사직을 단행해 고정비 부담을 낮추는 데에 힘쓰고 있다.
엔씨소프트의 지난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25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8.5% 줄었다.
홍순빈 기자(hong.soonbin@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