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뭉치 들고 은행들 뛰어든다…너도나도 다 쓰는 ‘꿀사업’ 뭐길래
시중銀·정책기관 끼고 참여
중·저신용자 포용력이 핵심
금융 취약층 대출관리 능력
예비 인가 여부 판가름할듯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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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지난해 7월 은행권 과점 카르텔을 깨기 위해 지난해 인터넷전문은행 신규 인가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이후 ‘제4 인터넷은행’의 주인공이 되려는 도전자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핀테크 등 정보기술(IT)기업과 자금력을 갖춘 기존 금융권 등이 컨소시엄을 형성해 도전에 나서는 형국이다. 금융당국은 혁신성, 자본력, 취약계층에 대한 금융공급 방안 등 검토해 연내 ‘신규 인터넷은행 인가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고 내년께 주인공이 가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유뱅크, KCD뱅크, 더존뱅크, 소소뱅크 등 총 4개 컨소시엄이 인터넷전문은행 인가에 도전하고 있다.
유뱅크 컨소시엄은 핀테크기업인 렌딧·루닛·자비즈앤빌런즈(삼쩜삼)·트레블월렛 등과 손해보험사인 현대해상 등이 참여해 만들어졌다. 유뱅크는 다른 컨소시엄과는 달리 보편적인 은행을 지향한다. 고령층·외국인·소상공인 등 까지 모두 포용할 수 있는 은행을 만드는 게 목표다. 현재 다수 시중은행,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이 추가 컨소시엄 참여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뱅크의 특징은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P2P), 소액해외송금업 등 서로 사업분야가 다른 기업들이 포용금융을 위해 뭉쳤다는 점이다. 렌딧은 중금리 대출을 위해 직접 신용평가모델을 개발하고 운용해본 경험이 있다.
KCD뱅크는 소상공인 특화 금융을 내걸고 도전장을 던졌다. KCD뱅크 설립을 추진하는 한국신용데이터는 국내 200만명에 달하는 소상공인·자영업자가 이용하는 경영관리 앱인 ‘캐시노트’를 운영하고 있다. KCD뱅크의 장점은 다수의 금융기관에 신용평가모델을 공급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신용데이터는 국내 최초로 개인사업자만을 대상으로 한 신용평가사인 한국평가정보(KCS)를 갖고 있다. KCS는 출범 당시부터 카카오뱅크, KB국민은행, SGI서울보증 등이 주주로 참여한 데 이어 최근에는 DGB대구은행, IBK기업은행으로부터 투자도 유치한 바 있다.
더존뱅크는 컨소시엄 주축기업인 더존비즈온의 기업 데이터 분석 노하우를 바탕으로 중소기업·소상공인을 위한 포용금융에 나서겠다는 점을 내걸었다.
더존비즈온은 국내 기업에 전사적자원관리(ERP), 그룹웨어 등을 제공하는 기업이다. 신한은행과 합작법인인 ‘테크핀 레이팅스’를 설립한 뒤 ‘ERP 데이터 기반 중소기업 특화 신용평가모형’을 활용해 매출채권팩토링 사업을 실시하며 경험을 쌓아왔다.
신한은행은 작년 7월부터 태스크포스(TF)팀을 꾸려 더존뱅크 컨소시엄 참여 여부를 오랜 기간 검토해왔다. 특히 KB국민을 비롯한 4대 은행 중에서 신한만 유일하게 인터넷전문은행 지분이 없다는 점는 상태이다. 지난해 말 기준 각각 KB국민은행이 카카오뱅크 지분 4.88%를, 하나은행이 토스뱅크 지분 8.99%를, 우리은행이 케이뱅크 지분 12.58%를 보유 중이다.
소상공인·소기업 전문은행을 표방한 소소뱅크 컨소시엄은 지역별 소상공인연합회 등 35곳이 주축이되 지난해 12월부터 준비에 나섰다. 올 4월엔 11개 ICT 기업, 핀테크 기업 등도 컨소시엄에 합류했다.
금융권에서는 인터넷은행 컨소시엄의 경쟁력 평가에 중요한 잣대 중 하나로 시중은행이나 금융사 등의 참여 여부가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은행업에 대한 이해도와 자본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금융취약계층을 위한 중금리대출 관련 노하우와 이를 뒷받침할 신용평가모델 확보도 주요 포인트이다. 인터넷은행의 탄생 배경에 중·저신용자에 대한 포용금융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컨소시엄 관계자들은 금융당국의 인가 관련 가이드라인 발표를 기다리며 자본조달, 사업계획 등을 구체화한다는 계획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현재 인터넷전문은행과 관련된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검토 중”이라며 “혁신성, 지속가능성, 자본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유관기관, 업계 등 의견 수렴해서 만들 에정”이라고 밝혔다.
양세호 기자(yang.seiho@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