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가 끝판왕 직장"…'1억7000만원' 연봉킹 회사 어디? [김익환의 컴퍼니워치]
대기업 평균연봉 1.1억…200만원 깎여
주요 대기업 30개사 영업이익 30%↓
이 기사는 04월 01일 15:09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사진=한경DB
"60세 정년보장에 평균 연봉은 억 단위입니다. '끝판왕' 직장이죠."
'기름집'으로 통하는 정유업계의 평균 연봉은 1억원대다. 이들은 최고의 기름집으로 '에쓰오일'을 꼽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정유회사 가운데 연봉이 가장 높은 데다 정년을 철저하게 보장해주는 덕분이다. 에쓰오일의 지난해 직원 평균 연봉은 1억7000만원에 이른다. 주요 정유회사는 물론 주요 대기업과 비교해도 가장 높았다.
다른 대기업들 연봉은 200만원가량 삭감되는 등 실질소득 큰 폭 쪼그라들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들의 연봉 감소폭이 두드러졌다. 하지만 에쓰오일은 꾸준히 오름세를 이어가는 등 끝판왕 직장으로서의 입지를 굳혀가고 있다.
1일 에프앤가이드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30대 상장사 직원의 평균연봉(30대 기업 총급여를 직원 수로 나눈 것)은 1억1249만원으로 집계됐다. 2022년(1억1439만원)에 비해 1.7%(190만원)가량 감소했다. 30대 상장사는 시가총액 상위 업체 가운데 금융회사, 주요 지주회사를 제외한 30개 회사를 추렸다.
이들 상장사의 평균 연봉은 2021년 1억908만원에서 2022년 1억1439만원으로 4.9%나 뛰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내림세로 돌아섰다. 2023년 연봉 하락률(-1.7%)에 소비자물가 상승률(3.6%)을 반영한 지난해 실질연봉 증가율(명목연봉 증가율에서 물가를 반영한 것)은 -5.3%로 집계됐다. 수년 동안 대기업 직장인들은 억대 연봉을 유지하고 있지만 소비자물가가 2022년(5.1%), 2023년(3.6%)에 큰 폭 오름세를 이어가는 만큼 실질소득은 쪼그라들었다.
대기업 연봉이 깎인 것은 실적 악화와 맞물린다. 30대 상장사의 지난해 합산 영업이익은 50조1307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27.0%(18조4177억원) 감소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 실적이 큰 폭 깎인 결과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6조5670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84.9% 줄었다. SK하이닉스는 7조730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적자전환했다.
지난해 대기업 직원 평균연봉 1위는 에쓰오일로 1억7293만원을 기록했다. 전년에 비해 1.1%(189만원) 늘었다. 그 뒤를 SK텔레콤·SK이노베이션(1억5200만원) 등이 이었다. 포스코홀딩스(1억4900만원), 삼성물산(1억3600만원), 삼성SDS(1억3000만원) 등도 적잖은 연봉을 받았다.
반도체 업체 직원들 연봉은 큰 폭 줄었다. 삼성전자는 1억2000만원을 기록해 전년에 비해 11.1%(1500만원) 감소했다. SK하이닉스도 1억2100만원으로 9.6%(1284만원) 줄었다. 연봉 하락률이 가장 높았던 기업은 카카오였다. 이 회사의 이 회사의 연봉은 1억100만원으로 전년에 비해 26.8%(3700만원) 감소했다. 반면 기아(연봉 1억2700만원·연봉상승률 13.4%)와 한화오션(8300만원·12.2%), 현대자동차(1억1700만원·11.4%) 등은 불어난 실적에 따라 연봉 상승 폭이 두드러졌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