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트코인 투자한 통일부 장관…공직자 가상자산 보유 내역 살펴보니 [한경 코알라]
112명 47억어치 투자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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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재산공개 대상자 20명 중 1명은 본인 또는 가족명의로 가상자산을 보유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영호 통일부 장관 등 고위공직자 다수가 암호화폐에 투자 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28일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에 따르면 행정부 소속 공무직, 광역·기초 지방자치단체장, 광역의회 의원 등 정부 재산공개 대상자 1975명 중 총 112명(5.7%)이 가상자산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보유한 가상자산은 총 47억65만원이었다. 억대 가상자산 신고자는 총 8명이었다.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는 공직자윤리법에 따라 대상자가 되는 고위 공직자의 재산을 공개하고 있다. 그동안 가상자산은 공개 목록에 포함하지 않았다. 지난해 6월 공직자윤리법이 개정되면서 올해 처음으로 공개 대상에 가상자산이 포함됐다.
가상자산 투자액이 가장 많은 공직자는 조만형 전라남도 자치경찰위원장이었다. 비트코인 12개 등 10억7110만원을 신고했다. 본인과 배우자, 장남 등이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리플, 아비트럼 등을 두루 투자하고 있었다.
박병춘 전주교대 총장이 두번째로 높은 금액(7억1700만원)을 신고했다. 박 총장의 배우자는 코스모스아톰(COSMOS ATOM) 5만개를 보유 중이다.
김기환 부산울산고속도로 주식회사 사장(6억6293만)이 3위에 올랐다. 이밖에 최민규 서울시의원(4억385만원)과 김혜영 서울시의원(1억5957만원) 등이 뒤를 이었다.
장관급 고위공직자들의 가상자산 투자 현황도 눈길을 끌었다. 김영호 통일부 장관은 본인과 가족명의로 폴리곤 566.9개(24만9000원)를 보유하고 있었다. 이한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4021만원), 신성환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1470만원), 박범수 대통령실 농해수비서관(341만원)도 가족이 보유한 가상자산을 신고했다.
서울시의원 현역 의원 111명 중 14명(12.6%)이 가상자산을 신고한 점도 눈길을 끌었다. 경기도의원들은 156명 중 11명이 가상 자산을 거래했다. 중앙정부와 산하 기관에서는 김헌형 강원대 총장(1억2216만원), 이태수 한국보건사회연구원장(1억1847만원) 등 25명이 신고했다.
공직자들은 대체로 비트코인, 이더리움, 리플, 도지코인 등 인지도가 높은 암호화폐를 사 모았다. 일부는 메디블록, 비트토렌트 개당 1원이 되지 않는 알트코인을 갖고 있었다. 김기환 울산시의회 의장은 메디블록 505개, 무비블록 3951개, 비트토렌트 1만2000여개 등을 사 8만8000원을 신고했다.
이번에 공개된 자료가 대상자들의 실제 재산 내역을 얼마나 투명하게 밝히고 있을지는 미지수다. 인사처 관계자는 “국내 5대 가상자산거래소로부터 보유 현황을 받은 다음 보유 현황과 등록 의무자가 신고한 내용을 대조해서 심사한다”고 설명했다. 인터넷 연결이 끊긴 상태에서 상호작용하는 하드월렛(실물 저장장치)에 기보유 중인 자산까지 파악할 방법은 마땅치 않아 자율적인 신고에 의존하는 수밖에 없다.
최해련 기자 haeryon@hankyung.com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