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여유 찾았어요"…40살, 6억만 가지고 회사 때려칠 수 있던 이유
이씨의 하루는 오전 11시쯤부터 시작한다. 커피를 한 잔 마시고 공원 한 바퀴를 산책하는 것이 일과다. 전업투자자라 할 수 있지만, 단기매매를 안 하기에 개장 시간에 맞춰 일어날 필요가 없다. 그는 자신이 설계한 프로그램을 통해 저평가된 국내 상장기업 200여곳을 선정해 투자한다. 분기마다 한 번씩 리밸런싱(포트폴리오 조정)에 나선다. 투자에 많은 시간을 들이지 않는다. 이씨는 "국내 증시 투자액이 5억원이 넘는데 1년 동안 주식 거래로 발생하는 수수료는 20만원이 채 안 된다"며 "거의 거래가 없고 배당ETF는 팔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대기업보다는 주가 등락폭이 큰 편인 중소기업 위주로 투자한다. 당장 재무 상황이 좋지 않지만 업황이 개선되면 성장 가능성이 있는 기업들이 대상이다. 그중 40%는 손실, 20~30%가 보합세를 보인다. 나머지 30~40%가 전체 수익률을 끌어올린다. 현재 총수익률은 연평균 약 8%다. 생활비로 떼는 금액은 제외한 수치로, 하락장일 때도 수익을 냈다.
국내와 미국 배당ETF에 투자해 해마다 1500만원 상당의 배당금도 받는다. 배당금은 만일을 대비해 비축한 '3년 치 생활비'에 보태고, 남는 돈은 재투자한다.
이씨는 IT업계 개발자였지만 컴퓨터 알고리즘 기반으로 투자하는 게 사실 쉽지는 않았다고 한다. 그는 "은퇴 전부터 투자 시스템을 설계했고, 은퇴 후에도 시스템 구축까지 꼬박 2년이 걸렸다"며 "상당히 난도가 있는 프로그래밍 기술과 시간이 필요해 직장인이 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프로그램이 필수는 아니"라며 "프로그램은 데이터가 전반적으로 어떻게 흘러가는지를 파악하기 위함인데, 이는 성실함과 집요한 노력만 있으면 (프로그램 없이도) 누구나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씨도 시스템 구축 전에는 기업을 직접 분석한 뒤 투자했다.
그는 파이어족(자발적 조기은퇴자)을 꿈꾸는 이들이 우선 리스크를 인식해야 한다고 당부한다. 이씨는 "너무 단기적 이익에만 몰입하지 말고 저축을 해야 한다"며 "위험을 인식하면 회피하는 법을 알게 되고, 회피하는 법을 알면 자연스럽게 돈을 버는 방법을 알게 된다"고 조언했다.
※ 이 기사는 2030 세대의 경제적 자유를 위한 투자 정보를 제공하는 유튜브 채널 '싱글파이어'에 업로드된 영상을 바탕으로 작성됐습니다. 이준성씨가 설명하는 더 구체적인 노하우는 영상을 참고해 주세요. 오는 4월 2일 2편 영상이 공개될 예정입니다.
정한결 기자 (hanj@mt.co.kr)
김이진 PD (klj121310@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