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원→18만원' 엔씨 부활 어려워…증권가는 '이 종목' 찍었다
26일 증시에서 엔씨소프트는 전 거래일 대비 1만6200원(8.45%) 오른 20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카카오게임즈(1.06%), 크래프톤(2.71%), 데브시스터즈(3.17%)도 상승 마감했다.
이날 주가는 상승 마감했으나 한때 주가가 100만원이었던 엔씨소프트는 지난 7일 장중 18만5000원까지 떨어지며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카카오게임즈도 여전히 조정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게임주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건 콘텐츠 시장 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스마트폰을 활용한 여가 활동을 하는 데 있어 게임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6년 16%에서 2022년 9%로 40% 넘게 감소했다. 같은 기간 모바일메신저를 사용하거나 인터넷방송을 보는 비중은 크게 늘었다.
유튜브 쇼츠, 틱톡 등 1분 이하의 짧은 영상콘텐츠(숏폼)가 등장하며 짧고 쉬운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지만, 긴밀히 대응하지 못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 모바일 게임 업체들은 이같은 변화에 민감히 대처해 유저 개입이 낮은 방치형 역할수행게임(RPG)을 선제적으로 출시한 바 있다.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 순위 상위권에는 '화이트아웃:서바이벌', '버섯커 키우기' 등의 중국 게임이 이름을 올렸다.
리니지, 던전앤파이터, 메이플스토리처럼 10대와 20대에 영향력 있는 대형 지식재산권(IP)이 사라진 것도 부정적 요소다. 과거와 달리 현재 10대와 20대들은 리그오브레전드, 마인크래프트, 로블록스 등 외국 게임사의 게임을 선호하는 양상을 보인다. 10년 뒤 국내 게임 시장에서 주력 소비자층으로 자리 잡을 10대와 20대에게 영향력 있는 IP가 없다는 점은 리스크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이달 초 발간한 '2023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만 10세~64세 1만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한 결과 한국인의 게임 이용률은 62.9%로 전년(74.4%) 대비 11.5%p(포인트) 감소했다. 이용률이 70%를 하회한 건 2019년 이후 4년 만이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게임 산업이 침체기에 들어섰을 때 게임주 평균 밸류에이션은 10~15배 수준을 유지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현재 게임산업의 투자 매력도는 극단적으로 낮아질 수 있다"며 "다만 개별 게임사들의 상황을 고려해 투자의사 결정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엔씨소프트·카카오게임즈 기대감↓…크래프톤·데브시스터즈는 기대감↑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증권가에서는 엔씨소프트와 카카오게임즈는 매출 기대치가 높지 않다는 점에서 당분간 반등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했지만 크래프톤과 데브시스터즈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투자 매력도가 돋보인다고 내다봤다.
엔씨소프트의 경우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가 과거만큼 높은 성과를 기대하기 어려워졌을 뿐 아니라 올해 출시 예정인 신작들의 매출 기대치가 높지 않은 상황이다. 카카오게임즈는 주력 게임들의 매출 감소가 이어지고 있다. 올해 감익폭은 지난해만큼 크지는 않을 전망이나 현재 이익 규모로는 투자 매력이 높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가 시장 예상을 넘어서는 이익을 보여주고 있을 뿐 아니라 모바일 시장에서 두드러지는 성장세를 보이는 인도에서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트래픽과 매출은 2022년 4분기를 저점으로 점진적인 우상향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리텐션(고객 잔존)도 높은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어 적극적인 유료화 시도를 통해 매출 증가도 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데브시스터즈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구조조정을 통해 비용 효율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고, 쿠키런 IP를 활용한 다양한 신작 출시도 앞두고 있어 증권가에서 주목하고 있다. 정호윤 연구원은 "텐센트를 통해 중국에 출시된 '쿠키런: 킹덤'이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며 "올해 신작 출시에 따른 매출 성장과 비용 절감이 동시에 이뤄지는 만큼 눈여겨볼 중소형 게임사"라고 분석했다.
김창현 기자 (hyun15@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