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에 울고 웃는 대한통운…올리브영은 효자 노릇 [이슈N전략]
CJ 52주 신고가 경신·대한통운 6.76% 급락
"올리브영 상장 기대감…자회사 실적 호조"
<앵커>
어제(21일) 중국 이커머스 업체 알리익스프레스(알리)와 CJ대한통운의 '결별설'이 돌았습니다.
CJ대한통운 주가는 하루 만에 7% 가까이 떨어졌죠.
김 기자, 알리가 CJ대한통운과의 택배 계약을 그만둔다는 게 사실입니까?
<기자>
우선 알리가 국내 주요 택배·물류사에 입찰 제안 요청서를 보낸 것은 사실로 확인됐습니다. 입찰 마감은 어제 오후까지였는데요. 알리가 한진과 롯데글로벌로지스 등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알리와 CJ대한통운의 통관 계약과 택배 계약은 각각 5, 6월에 종료될 예정인데요. 계약 종료 시점이 다가오면서 알리가 새로운 파트너 찾기에 나선 겁니다.
현재 CJ대한통운은 알리의 물량 약 80%를 소화하고 있습니다. 나머지는 한진과 우체국 택배 등이 맡고 있는데요. 알리가 물류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변수를 통제하기 위해 올해도 '다자 계약'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한국경제TV 취재 결과, 알리가 CJ대한통운과 계약을 연장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중론입니다. 실제로 양사는 '결별설'은 사실이 아니라며 선을 긋기도 했는데요.
그럼 왜 알리가 굳이 경쟁 입찰을 하는지 궁금하실 텐데요. 업계 관계자들은 "알리가 물류업체 간 가격경쟁을 유도해 택배 단가를 낮추려는 의도로 보인다"며 "CJ대한통운이 국내 택배업계 1위 회사인 만큼 향후 협업 관계는 유지하되, 일감 배분율이 조정될 가능성은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앵커>
알리가 경쟁 입찰에 나서겠다고 밝히면서 경쟁사인 한진의 주가가 강세였죠.
김 기자, 어제 대한통운 주가는 하락했는데, 정작 CJ는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면서요?
주가가 엇갈린 이유가 무엇이죠?
<기자>
일단 CJ가 CJ대한통운의 지분을 직접 보유하고 있는 건 아닌데요. CJ가 CJ제일제당의 지분 45.6%를 보유하고 있는데, CJ제일제당이 바로 CJ대한통운의 최대 주주입니다.
어제 SK증권이 CJ올리브영이 상장하면, CJ 주가가 더 오를 것이라는 보고서를 내놨는데요. CJ올리브영의 상장 기대감이 주가 상승 동력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CJ올리브영은 이미 지난해 IPO(기업공개)를 중단한 바 있었죠. 당시 공정거래위원회 리스크도 있었고, 증시 악화로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을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었는데요. 다만, 아직 IPO와 관련해선 "시장 상황을 보고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습니다.
CJ 주가 상승엔 비상장 자회사들의 성장세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는데요.
CJ올리브영의 지난해 매출액이 4조 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년 만에 매출액이 1조 넘게 늘어난 것인데요. CJ푸드빌의 지난해 4분기 매출액도 전년 동기 대비 2.2% 올랐습니다.
SK증권은 "주요 비상장 자회사의 실적 개선이 CJ 주가 상승을 견인했다"며 "하반기 금리 인하가 현실화하면, 상장에 대한 기대감으로 CJ 주가의 상승 요인이 될 전망"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한편, CJ 주가가 6% 넘게 오를 때 CJ대한통운의 주가는 6% 넘게 떨어졌는데요. CJ대한통운 입장에선 알리 비중이 전체 택배 물량의 약 2%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알리의 최대 파트너사는 CJ대한통운이죠. 이 점이 부각되면서 CJ대한통운의 주가는 7개월 만에 110%가량 뛰었습니다. 지금은 가격 조정을 받는 모습인데요.
내부적으로는 전체 택배 물량에서 상대적으로 비중이 적은 편에 속하는 고객사 소식으로 주가 변동성이 큰 점을 우려하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습니다.
<앵커>
아직 알리와 CJ대한통운의 계약 연장이 확정되지 않은 만큼 향후 주가 변동성에도 주목해야겠습니다.
CJ대한통운에 대한 증권가 전망은 어떻습니까?
<기자>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과도한 우려가 단기 매수 기회를 가져왔다'고 보고 있습니다.
미래에셋증권은 "장기적으로 CJ그룹과 알리익스프레스의 협력관계, 국내 물류 네트워크 운영 계획을 고려하면, 알리는 CJ대한통운과 우호적인 관계를 확대할 가능성이 크다"며 "소형 택배에 특화한 멀티포인트(MP) 네트워크, 메가 허브 터미널의 경쟁력, 통관 시스템을 보유한 CJ대한통운의 경쟁력을 따라오기는 역부족"이라고 설명했는데요.
KB증권도 "기존 물량 계약 갱신 시 배송서비스와 운임 경쟁력 측면에서 CJ대한통운이 유리하다"며 "국내 시장에서의 성장을 노리는 알리가 소형 택배에 강점이 있는 CJ대한통운과 계속 협력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국내 유통시장에서 중국의 이커머스 쇼핑몰, 이른바 C커머스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데요. 지난해 중국발(發) 직구 건수도 8,882만 건으로 전년(5,215만 건)보다 약 70%가 늘었죠.
알리도 국내에서 몸집을 빠르게 키우고 있는 만큼 택배사들 사이에서는 대형 고객사를 유치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입니다.
김대연 기자 bigkite@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