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지 말 걸" 땅 치고 후회?…개미들 던진 이 종목, 22% 뛰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한달(2월 6일~3월 6일) 동안 개인 투자자가 가장 많이 담은 종목은 네이버(NAVER)로 7644억원어치 순매수했다. 반면 같은 기간 외국인 투자자는 네이버를 4601억, 기관 투자자는 3984억원어치 팔아치우며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개인 순매수 2위로는 국내 증시 대장주 삼성전자(6265억원)가 이름을 올렸다. 그 뒤를 에이피알(2666억원), 삼성SDI(2488억원), 한화솔루션(1919억원), 하이브(1311억원), 엔켐(1308억원), SK이노베이션(1208억원), 삼성전기(1169억원) 등이 이었다.
이 종목들의 공통점은 최근 증시에서 소외돼 있다는 점이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열풍과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따른 저PBR(주가순자산비율) 랠리에 탑승하지 못하면서 상승 흐름을 전혀 보이지 못하고 있다. 네이버는 올들어 15.63% 하락한 주가를 보인다.
김하정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네이버 리포트에서 "중국 플랫폼의 위협을 받는 커머스 부분과 국내외 경쟁사를 밑도는 성장률을 기록한 서치플랫폼(광고) 부문의 2024년 매출 성장 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고공행진하며 증시를 이끌었던 이차전지와 엔터테인먼트 관련주의 약세도 지속된다. 개인 순매수 상위 4위 삼성SDI는 올해 12.7% 내렸다. 6위를 차지한 엔터 대장주 하이브와 10위 JYP Ent.도 올해 들어 각각 20%, 34% 떨어진 주가를 기록했다.
/사진=임종철
반면 개미 순매도 종목은 고공행진 중이다. 순매도 1위 종목인 현대차는 올해에만 22.85% 뛰었다. 밸류업 기대감 덕이다. 저평가주로 불리는 삼성물산, 한국전력, 기아, 삼성생명, SK스퀘어 등도 개인 투자자의 순매도세가 컸지만, 주가는 상승세를 그리고 있다.
개인 투자자는 등을 돌렸지만 현대차에 대한 증권가의 전망은 긍정적이다. 최태용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에서 저PBR 제고 정책에 대한 지속성을 시사하면서 기대감이 현대차에 지속해서 반영 중"이라며 "저평가 해소 기대감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엔비디아발 반도체 훈풍의 수혜주로 불리는 SK하이닉스는 개인 순매도 종목 2위다. 지난 5일 장중 역대 최고가를 기록하며 고공행진을 이어간다. 개인 순매도 20위권에 자리한 한미반도체도 최근 급등세를 보인다. 지난 1년 전과 비교해서는 508% 오른 주가다.
두 종목은 엔비디아(GPU)-SK하이닉스(HBM·고대역폭메모리)-한미반도체(TC Bonder·TC 본더)로 이어지는 AI 메인 밸류체인(가치사슬)에 포함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인다. 반도체 핵심 공급망에 자리한 만큼 주식시장의 관심이 더 커지고 있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HBM 대장주들의 단기 주가 상승세가 매우 강해 신규 진입이 부담스러운 점은 사실"이라면서도 "3개월 연속 HBM 수요 전망치가 극적으로 상향 조정되고 있어 주도 업종에 머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진석 기자 (wls7421@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