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만닉스’랄 땐 언제고”…삼성전자 이어 SK하닉 목표가 줄하향에 개미 분통 [투자360]
국내 증권사들이 삼성전자에 이어 국내 시총 2위 종목 SK하이닉스에 대한 목표주가도 줄줄이 하향 조정하는 모양새다. 섹터에 대한 긍정적 투자 의견을 유지하면서도 연간 실적 전망을 낮춰 잡으면서다.
13일 KB증권과 삼성증권은 SK하이닉스에 대한 목표주가는 기존 28만원에서 24만원으로 낮췄다. 같은 날 현대차증권도 기존 29만원이던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26만5000원으로 내렸다.
전날 한국투자증권도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29만원에서 25만원으로 하향했다.
증권사들이 목표주가를 일제히 낮춘 것은 실적 전망치를 기존에 비해 내려 잡았기 때문이다.
삼성증권은 SK하이닉스에 대한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를 기존 24조2000억원에서 23조2000억원으로 1조원 낮췄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도 이날 보고서를 통해 올해와 내년 SK하이닉스 영업이익 전망치를 기존 대비 각각 6.1%, 5.3% 하향한 22조9000억원, 35조2000억원으로 수정했다. 김 본부장은 “3분기 현재 스마트폰, PC 등 기업-소비자거래(B2C) 제품 판매 부진에 따른 세트 업체들의 메모리 모듈 재고증가로 올 하반기 메모리 가격 상승이 당초 기대치를 하회할 것으로 전망되고, 지속되고 있는 원화강세가 실적 개선에 비우호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3분기 현재 스마트폰, PC 업체들의 메모리 모듈 재고는 평균 14주로 추정돼 세트 업체들은 올 연말까지 보수적인 부품 구매 전략을 취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김 본부장은 올 하반기 D램 수요 양극화 현상도 뚜렷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고대역폭메모리(HBM), DDR5 등 인공지능(AI) 및 서버용 메모리 수요는 여전히 견조한 것으로 파악된다"면서도 "D램 수요의 40%를 차지하는 B2C 수요 부진은 하반기에도 회복될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삼성증권은 “반도체 기업들의 3분기 이익은 예상 대비 다소 약하다”며 “인공지능(AI) 지출은 여전히 강하지만 전통적인 스마트폰, PC와 같은 디바이스 수요가 개선되지 않고 있고 2023년 공급과잉 때 산 가격에 재고를 축적한 고객은 재고를 소진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날 삼성증권은 반도체 산업 보고서를 통해 SK하이닉스 외에도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12만원에서 10만원으로 낮췄고, HPSP(4만6000원→4만원), 이오테크닉스(25만원→21만원), 하나머티리얼즈(6만5000원→4만3000원), 하나마이크론(2만8000원→1만7000원) 등도 목표주가가 하향 조정됐다.
삼성증권은 “반도체 기업들의 3분기 이익은 예상 대비 다소 약하다”며 “인공지능(AI) 지출은 여전히 강하지만 전통적인 스마트폰, PC와 같은 디바이스 수요가 개선되지 않고 있고 2023년 공급과잉 때 산 가격에 재고를 축적한 고객은 재고를 소진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AI칩의 수요 약화 현상이 관찰되고 있음에도 큰 방향성을 바꿀 정도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삼성증권은 “아직 AI 투자의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을 유발할 수 있는 증거인 기술 발전 속도 둔화나 AI 서비스에 대한 낮은 소비자 수용성 등이 나타나지 않았다”며 “상업화 지연에 대한 리스크는 주가에 그간 반영돼왔고 바람의 방향은 바뀌지 않았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초기 플랫폼 장악을 위한 경쟁적 투자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시장 확대 가능성에 더 높은 가치를 여전히 부여해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스마트폰 업체들을 중심으로 모바일 HBM의 개화 가능성까지 부각되고 있다는 점에서 AI 거품론에 대한 우려는 지나치다고 보인다”면서 “과거 CSP가 중심이 된 클라우드 사이클 대비 AI는 데이터 센터 투자 고객군(CSP, 정부, 일반기업, 통신사)이 다양하며 추론화 엣지 등 생태계의 깊이가 깊다는 점은 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신동윤 realbighead@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