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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 집단행동에 주가 20%대 급등…개미들 우르르 몰렸다

정부·의료계 '강대강' 대치에
멈출 줄 모르는 원격진료株

지난 18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회관에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확대 추진을 반대하는 포스터가 붙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의대 정원 확대 추진의 여파로 원격진료 관련주가 연일 급등하고 있다. 정부와 의사단체 사이 갈등이 커지며, ‘빅 5’ 병원 전공의 등이 집단행동까지 벌이자 상승세가 거세졌다. 주가가 단기 과열 양상을 빚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케어랩스는 이날 오후 1시 기준 20.94% 오른 6930원에 거래 중이다. 케어랩스는 진료예약 및 비대면 진료 플랫폼 ‘굿닥’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인성정보(14.93%), 유비케어(8.23%), 비트컴퓨터(2.98%) 주가도 올랐다. 전자의무기록(EMR) 업체 유비케어는 자회사를 통해 의료 플랫폼 ‘똑닥’을 제공 중이고, 비트컴퓨터와 인성정보도 ‘바로닥터’와 ‘오케이 닥’을 운영 중이다.

원격진료 관련주는 올해 들어 증시의 ‘뜨거운 감자’로 자리했다. 이들 원격진료 관련주는 최근 한 달간 46.35~96.31% 올랐다. 증시에선 정부가 의사 집단행동에 따른 의료공백의 대응책으로 비대면 진료 확대를 내세울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달 30일 민생토론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비대면 진료 문제를 법 개정에 반영하겠다”고 발언했고, 지난 6일 의대 정원 확대가 확정되면서 오는 20일부터 빅5 병원 전공의들이 근무를 중단하기로 하는 등 의료계 집단행동은 가시화하고 있다. 이날 상승세도 한덕수 국무총리의 “의사 집단행동 기간 비대면 진료를 전면 허용할 계획”이라고 밝힌 것이 기반이 됐다.

투자 심리가 몰리고 있지만, 주가 전망은 예측이 어렵다는 분석이다. 정작 원격 진료 업체 내부에서는 사업 방향을 두고 고민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해 9월 정부는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 가이드라인을 처음 도입하며 초진을 엄격히 제한했다. 코로나19 기간만큼의 사업 확대가 불가능해지자, 케어랩스 주가는 9월부터 두달간 30.36% 내리고, 유비케어 주가가 13.8% 하락하는 등 시장의 기대가 떠났다.

원격의료 주가는 12월 초진의 일부 확대가 결정되고 나서도 횡보했다. 당시 정부의 강경한 입장에 ‘피보팅(사업 전환)’까지 고려했던 업체들은 이미 맞춤형 건강진단·커머스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한 상황이다. 다시 비대면 진료에 투자를 결정하더라도, 정부가 의료계와의 합의 국면에 돌입하면 무용지물이 될 것이란 우려가 있다. 주가도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

한 원격진료업체 임원은 “비대면 진료가 총선을 앞두고 의사를 압박하는 좋은 소재로 쓰이고 있는데, 문제는 선거 이후에도 정부의 확산 의지가 그대로냐는 것”이라며 “작년에 이미 투자를 줄인 비대면 진료 사업을 다시 확장해야 하는지의 여부를 두고 내부에서도 의견이 갈리고 있다”고 귀띔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원격의료가 테마로 재부상하고 있지만, 과거 정부와 산업계 간 의견 차이로 제도화가 번번이 실패한 바 있다”며 “산업이 초기인 만큼 의료계 반발에 따른 정책 변동 리스크는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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