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들어 국내 주식시장이 냉온탕을 넘나들고 있는 가운데 개인 투자자들은 상승장에 대규모 베팅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외국인들은 증시 하락에 뭉칫돈을 투자했다.

일러스트=손민균
일러스트=손민균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14일까지 개인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상장지수펀드(ETF)는 삼성자산운용의 ‘KODEX 레버리지’로 나타났다. 개인들은 4044억원어치를 담았다. 해당 ETF는 코스피200지수의 수익률을 2배 추종하는 상품이다.

코스닥150 지수 상승에 베팅하는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도 1361억원 순매수해 두 번째로 많이 사들였다. 개인들은 코스피200지수 수익률을 추종하는 ‘KODEX 200′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200′ ETF는 각각 1361억원, 294억원씩 순매수했다.

반면 같은 기간 외국인들은 ‘TIGER 200선물인버스2X’를 236억원 순매수해 ‘TIGER 차이나전기차SOLACTIVE’ ETF(409억원) 다음으로 가장 많이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TIGER 200선물인버스2X’ ETF는 코스피200선물지수 수익률을 역방향으로 2배 추종하는 상품이다.

이와 함께 외국인은 ‘TIGER 인버스’, ‘TIGER코스닥150선물인버스’ ETF도 각각 33억원, 19억원씩 담았다.

하지만 미국 경기 침체 우려에 코스피 지수가 8월 들어 4.55% 하락하고 코스닥 지수는 3.28% 내리면서 개미들의 ‘상승 베팅’ 수익률은 저조하다.

개인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KODEX 레버리지’ ETF는 이달 들어 11.73% 떨어졌다. 이밖에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8.43%), ‘KODEX 200′(-5.48%), ‘TIGER 200′(-5.49%) ETF 등도 약세였다. 같은 기간 외국인이 많이 순매수한 ‘TIGER 200선물인버스2X’ ETF는 7.58% 올랐고 ‘TIGER 인버스’도 4.40% 상승했다.

증권가에서는 최근 투자 심리가 회복세를 보이지만, 경기 침체 우려가 완전히 해소되지는 않았기에 향후 추가 경기 지표 등을 확인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7월 중순 이후 이뤄진 증시 조정의 본질은 미국 경기 의구심과 기술주 쏠림 완화였는데, 해당 문제들은 아직 진행형”이라며 “주식시장이 추가로 상승하기 위해서는 경기 지표 확인 후 미국 경기 의구심을 걷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오는 9월 예상되는 미국의 금리 인하가 기대치를 밑돌거나 지연될 경우 경기 우려는 더 커질 수 있다”고 했다.

강정아 기자 jenn1871@chosunbiz.com